과기정통부 산하기관 5년간 비위행위 453건 적발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폭행·음주운전 ‘각양각색’

2025-10-02     김광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4대 과학기술원, 5대 정보통신기술(ICT) 진흥기관, 23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최근 5년간 성희롱·직장 내 괴롭힘·폭행·음주운전 등 각종 비위행위가 총 453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2024년 10월 17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조인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2020~2024년)를 분석한 결과, 성희롱·음주운전·직장 내 괴롭힘·법인카드 부당 사용 등 반복적 비위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출연연 가운데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이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4대 과학기술원 중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30건, ICT 기관 중에서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17건으로 가장 많았다.

KITECH에서는 면직 1건, 강등 5건, 정직 13건을 포함해 총 42건의 징계가 내려졌다. 상급자 협박, 부정 시험성적서 발급, 음주운전 외에도 지난해 9월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출장비 부당 정산으로 강등과 정직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는 총 37건의 징계가 있었다. 성희롱으로 인한 강등, 재택근무 중 골프장 이용, 출장 기간 골프장 이용 등이 적발됐다. 특히 출장 기간 골프장을 이용해 감봉 처분을 받았으나 연구원장 표창 등을 이유로 견책으로 감경된 사례도 있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에서는 총 32건의 징계가 내려졌고 성비위 관련 중징계가 2건 있었다. 한 연구원은 부하 직원을 성희롱해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또 다른 연구원은 동료를 지속적으로 성희롱해 강등 처분을 받았다. 다른 강등 사례로는 정보보안 규정 위반이 있다.

KAIST에서는 견책 5건, 감봉 17건, 정직 7건, 해임 1건 등 총 30건의 징계가 있었다. 운전자 폭행, 성비위, 자녀 특혜 제공, 학생 폭행 등 중징계가 8건, 산업기술 유출로 인한 당연면직도 포함됐다. 특히 상급자 지시 불이행 사례에서 어떤 직원은 정직이 감봉으로 경감된 반면, 같은 행위를 한 다른 직원은 정직 처분을 그대로 받아 징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는 총 16건의 징계가 있었다. 이 가운데 해임 1건, 정직 2건, 감봉 5건, 견책 8건이 포함됐다. 직장 내 성희롱, 교육비 부당 수령 등 중징계가 3건 있었다. 성희롱 사건의 경우 경찰 수사 후 강제추행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조인철 의원은 “과학기술 최전선의 기관이 내부 청렴성과 윤리를 지키지 못한다면 국가 연구개발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더 이상 솜방망이식 징계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성비위·횡령·직장 내 괴롭힘을 뿌리 뽑을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기정통부는 징계 강화뿐 아니라 내부고발 보호제도, 윤리교육 강화, 전담 감찰 인력 확충 등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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