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보장 넘어 정책·트렌드까지 반영… 보험 신상품 러시

사망보장 유동화·신탁·생활 맞춤형 보장 확산

2025-10-05     전대현 기자

보험사들이 금융당국 정책과 의료 기술 발달, 라이프스타일 등 사회 변화에 맞춰 잇따라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 위험 보장을 넘어 삶 전반을 지원하는 라이프 솔루션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보험사들이 금융당국 정책과 의료 기술 발달, 라이프스타일 등 사회 변화에 맞춰 잇따라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 DALL-E

5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보험사들이 내놓은 상품은 ▲사망보장 유동화형 ▲신탁형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첨단 의료 특화형으로 구분된다. 초고령사회로 불거진 치매머니 문제부터 러닝 열풍 같은 생활 트렌드 등을 반영한 고객 맞춤형 보장을 강화하려는 흐름이다.

한화생명은 종신보험 한계를 보완한 ‘사망보장 유동화’ 상품을 내놨다. 기존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에만 보험금이 지급돼 생전에는 활용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로 사망보험금 활용도가 넓어지면서 한화생명은 이를 반영한 ‘하나로H종신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사망보장을 유지하면서도 일정 조건 충족 시 보험금을 연금으로 전환해 수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은퇴 직후 국민연금 수급 전 공백기를 메우도록 초기 10년간 연금을 두 배로 지급하는 구조다. 

교보생명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사회 문제로 부상한 ‘치매머니’ 대응에 나섰다. 치매나 중증질환으로 계좌가 동결되면 가족이 자금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기존 금융 구조의 한계였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가 사망보험금 신탁을 허용하면서 시장이 열리면서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관련 상품 출시에 나섰다.

최근 출시된 교보생명 ‘평생안심신탁’은 가입자가 판단 능력을 상실할 경우 사전에 지정한 후견인이 계좌를 대신 관리하는 구조다. 출시 한 달 만에 100호 계약을 돌파하며 고령층 수요를 확인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ABL생명도 ‘보험금청구권 신탁 특화 상품’을 내놨다. 최소 가입금액을 3000만원으로 낮춰 일반 고객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상속 분쟁을 예방하고 장애 자녀나 한부모 가정의 생활자금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나손해보험은 젊은 세대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기존 건강보험은 일반 질병과 사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운동 중 부상이나 계절성 질환을 세밀하게 다루지 못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최근 러닝과 마라톤이 MZ세대의 대표적 생활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이에 특화한 보장 수요가 커졌다. 

이에 하나손보는 ‘무배당 하나더퍼스트 5N5 건강보험’은 달리기 중 부상 위험과 폭염·혹한에 따른 질환 보장을 강화했다. 난임 보장까지 더해 남성 정계정맥류 수술비와 여성 생식세포 동결 보존비를 지원하는 등 미래 출산 리스크까지 아우른다. 

AIA생명은 첨단 의료 기술 발달을 상품에 반영했다. 최근 로봇수술이 늘어나고 치료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를 반영한 신상품을 내놨다. 

ABL생명의 ‘원스톱 더큰드림 암보험’은 로봇수술 특약을 통해 다빈치 수술을 비롯한 첨단 수술비를 보장하고 상급종합병원 암 치료와 통원비 보장도 강화했다. 암 진단 시 최대 3억원을 감액 없이 지급하고 병원 간병인 비용도 최대 180일간 보장한다. 여기에 24시간 전문의 상담과 간호사 동행 서비스 등 헬스케어 지원을 더해 치료와 회복 전 과정을 지원한다.

보험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사회적 요구와 생활 변화에 대응하는 상품이 지속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