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선 돌파 코스피… 추석 이후 증시는?

증권사 7곳 10월 코스피 상단 평균 3599 제시 높은 환율 수준, Fed 금리 인하 불확실성 악재 실적 상향은 기대 요인… “연말엔 3800 가능”

2025-10-05     윤승준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넘어서며 연휴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의 악재가 상존해 다소 조심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업 실적 확대와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10월 중 3700선에 육박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내놓은 10월 코스피 전망치는 상단 기준 평균 3599로 집계됐다. 2일 종가 3549.21 대비 1.4% 높은 수준이다. ▲KB증권 3270~3690 ▲유안타증권 3350~3650 ▲키움증권 3250~3650 ▲삼성증권 3250~3600 ▲신한투자증권 3250~3550 ▲대신증권 3150~3550 ▲한국투자증권 3200~3500 수준이다.

증권사들이 10월 강세를 다소 낮게 보는 것은 외국인 수급을 좌우할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부담 수준으로 올라가서다. 통상 외국인은 원화 약세 시 환손실 우려해 순매수를 줄이거나 순매도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추석 연휴 직전 환율은 1401.80원으로 지난달 18일(1381.00원) 대비 1.5% 올라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환율이 1400원 위에서 움직이면 (외국인의) 수급 측면에서 순매수 강도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통화정책 후퇴 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점도 우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금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완화한다면 인플레이션 억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신중론을 폈다. Fed가 통화정책 준거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8월 전년동월 대비 2.7% 오르며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와 연준의 점도표 간 간극 조정이 불가피하고 향후 추가적인 고용 악화, 경기 불확실성 확대 시 증시 하방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 3500선대 도달 시 밸류에이션과 가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사별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 / 윤승준 기자

낙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상향 조정되는 기업이익이 요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 추정치는 20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2021년(190조원) 대비 7.3%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3570이다. 여기에 코스피 강세장이 2번의 사이클을 형성하는 패턴까지 고려하면 연말까지 코스피 상단이 3800까지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정책 기대감도 크다. 지난달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을 50억원을 유지했고 이달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세법개정안 등의 증시 부양책이 재개되면 밸류에이션 반등도 재개될 수 있고 상반기 코스피 랠리는 밸류에이션 상승에만 의존했으나 하반기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 대부분이 10월 한국 증시에 대해 업종·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며 실적 모멘텀에 오른 반도체, IT 및 IT하드웨어 업종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높은 가격 전가력을 기반으로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종목에 대한 투자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반등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업종이 만들어 내고 있는 가운데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충격을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주 내에서 이익모멘텀이 존재하는 종목군으로의 압축 대응이 필요하다”며 “업종 측면에선 반도체, 기계, 증권 등 기존 주도주들의 비중은 중립 이상으로 가져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도주 중 높은 가격 전가력을 기반으로 영업이익률의 추가적인 상승 또는 사상 최고치 경신 여부가 중요하다”며 “투자와 매출액 간의 상관계수가 높고, 양호한 잉여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