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량 1년 새 2배↑… 안전장치 마련 시급

2025-10-05     천선우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 규모가 1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활성화가 뚜렷해진 반면, 외국환 모니터링 사각지대를 통한 불투명한 자본 이동 위험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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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보유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USDT·USDC·USDS) 규모는 3억6541만달러(약 514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억6392만달러(약 2308억원) 대비 2.2배(약 121%)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소 외부 개인 지갑에 보관된 물량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올해 1~8월 사이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유입·유출 규모는 각각 63조2000억원, 6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유출입액(각 47조5000억원·47조8000억원) 대비 약 33% 이상 증가했다. 다만 해당 통계는 거래소 간 이동까지 포함하고 있어, 국경 간 자본 흐름 규모를 직접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외환관리망 밖에서 이뤄지는 역외 송금이나 자본 이동이 늘어날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상당 부분이 해외 거래 및 송금 수요에 기반한다”며 “외국환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자본 유출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급결제 기능에 준하는 외국환 규제 적용과 엄격한 법 집행으로 불투명한 자본 흐름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국내 유통 코인에 대한 법적 규제 체계 마련을 추진 중이다.

추경호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장 활성화에 걸맞은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며 “자본 유출이나 외환시장 불안정을 방지할 안전장치를 구축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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