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체부 장관 “매크로 안 쓴 암표도 단속할 법적 근거 필요”
피켓팅 문제는 공연장 늘어야 해소 가능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암표 거래와 공연 예매 과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은 암표까지 단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대형 공연장 확충을 통해 ‘피켓팅’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휘영 장관은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연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려면 법적 근거 마련과 공연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매크로를 이용한 티켓팅으로 발생하는 암표는 현행법상 단속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매크로 사용 여부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매크로를 사용하지 않은 일반 암표 거래까지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으면 암표 근절은 어렵다”고 말했다.
공연 예매 경쟁이 과열되는 원인으로는 공연장 부족을 꼽았다. 그는 “5만석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은 수도권에 상암 월드컵경기장 한 곳뿐인데, 잔디 보호 문제로 이마저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암표 근절을 위한 법안이 문화체육관광부 자체안을 포함해 여러 건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법적 근거가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장 확대를 위해 영국 웸블리구장처럼 잔디 보호용 특수 매트를 도입해 상암경기장을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비로 매트를 임대하고, 서울시는 음향·조명시설을 보강해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모델을 전국 주요 도시 경기장으로 확산하는 시범사업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좋은 체육시설을 다양한 공연을 위한 복합공간으로 활용하고, 서울아레나 착공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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