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주 희비 교차… 생보 ‘뛰고’, 손보 ‘게걸음’

생보사 4곳 올해 주가 58% 뛰어… 손보사, 코스피보다 뒤처져 동양生 77% 오를 때, 롯데손보 3% 올라 꼴찌

2025-10-16     윤승준 기자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주가 향방이 엇갈리고 있다. 생보사는 시장금리 상승, 주주환원 확대 기대 등에 힘입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실적 악화 등으로 게걸음 중이다. 3분기 실적도 생보사가 앞서 이 같은 흐름은 지속할 전망이다.

챗GPT에서 생성한 이미지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생보사 4곳(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의 주가는 올해 들어 평균 57.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52.4%)을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치다. 반면 상장 손보사 6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은 같은 기간, 평균 19.4% 오르는 데 그쳤다. 

회사별로 보면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동양생명의 상승률이 77.1%로 가장 높았다. ‘보험 대장주’ 삼성생명이 70.9% 오르며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그룹의 미래에셋생명이 54.3% 주가 상승률로 3위를 차지했다. 상승률 상위 3종목이 모두 생보사다. 

이어 한화손보 38.5%, DB손보 30.1%, 한화생명 29.3%, 삼성화재 24.8%, 현대해상 12.2%, 흥국화재 7.4%, 롯데손해보험 3.7% 등의 순이었다. 10월 들어서도 생보사 4곳은 주가가 평균 2.0% 올랐고 손보사 6곳은 0.1% 하락하며 뒷걸음질했다. 

우선 장기금리 변동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에서 2.5%로 0.5%포인트 내리며 단기금리는 하락했으나 장기금리(국고채 10년)는 연초 2.86%에서 14일 현재 2.87%로 소폭 올랐다.

생보사는 장기금리가 오르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비율이 개선돼 배당·자사주 등 주주환원 여력을 키울 수 있다. 반면 손보사는 이러한 수혜를 거의 입지 못했다. 

상장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 올해 주가 등락률. / 윤승준 기자

자동차보험 실적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점이 손보사 주가 하방을 키웠다. 4년 동안 누적된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 교통량 증가 등이 손해율을 키웠단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 손보사 상위 4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한화손보) 합계 보험손익 8602억원으로 전년동기(1조1085억원) 대비 22.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보험금 예실차와 자동차 수익성의 악화가 3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주요 보험사의 (장기)실제보험금 증가는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다. 손익 악화 원인은 연이은 (자동차보험) 요율 인하로 인해 감소한 보험료에 있다”고 분석했다.

주주환원 기대감도 생보사가 더 커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보험사의 주주환원 규모는 주주환원 성향과 연간 실적에 의해 결정되는데 손보사 실적은 줄어들고 생보사 실적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손보사 상위 4곳의 올해 예상 순이익이 4조6816억원으로 작년 5조2588억원 대비 1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삼성생명의 예상 순이익은 2조4732억원으로 작년(2조2603억원)보다 9.4% 클 것으로 예상됐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손보사에 기대할 수 있는 주주환원 성향 상향 범주는 연간 3~5%이고 자본 활용에 보수적인 보험사 특성상 이를 급격히 늘리기도 어렵다”면서 “현시점에서 손보사가 이미 기록 중인 주가 수익률을 넘어선 주주환원 규모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렵고 추가적인 주가 동인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생보사에 대해선, “IFRS17 도입 후 이차 역마진 완화 및 구조적으로 낮은 손해율 민감도 등으로 멀티플 리레이팅 기대가 가능하다”며 “특별배당 가능성 및 자본규제 완화 시 배당 재개 기대감 등 외부 요인도 생보사에 긍정적이고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가시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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