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네트워크 장애 복구 발표… 글로벌 서비스 혼란 여전

20일(현지시각) 자정부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발생한 네트워크 장애로 전 세계 수천개 사이트와 주요 앱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아마존은 이날 오후 대부분 서비스를 정상화했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오류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장애는 금융·통신·게임·공공기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으며,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낮 12시(미 서부시간) AWS는 공지를 통해 장애 원인으로 자사 네트워크 로드 밸런서의 상태를 감시하는 하위 모니터링 서브시스템의 문제를 지목했다.

이 문제는 미국 버지니아 북부 리전(US-EAST-1)에서 발생했으며, E2C(Amazon Elastic Compute Cloud) 내부 네트워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장애는 DNS(Domain Name System) 오류로 이어져, AWS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인 아마존 다이나모DB(Amazon DynamoDB) API 주소를 제대로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다수 애플리케이션이 접속 불능 상태에 빠졌다. 아마존은 이날 오후 3시쯤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장애는 기업 업무부터 개인 서비스까지 전방위로 영향을 미쳤다. 영국에서는 로이드은행(Lloyds Bank)·스코틀랜드은행(Bank of Scotland) 등 금융기관과 보다폰(Vodafone)·BT 그룹 같은 통신사, 그리고 영국 세금·관세 당국인 HMRC 웹사이트까지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영국을 비롯해 일본 등지에서는 결제·항공권 변경·예약 업무 등이 마비됐으며, 디지털 지갑 벤모(Venmo)와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 이용자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인터넷 장애 감시업체 우클라(Ookla)는 전 세계에서 약 400만건의 장애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번 장애로 영향을 받은 앱과 플랫폼은 다양하다. 레딧(Reddit), 로블록스(Roblox), 스냅챗(Snapchat), 듀오링고(Duolingo) 등 글로벌 앱을 비롯해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Perplexity),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마켓츠(Robinhood Markets) 등이 서비스 장애를 겪었다.

아마존 자사 서비스인 쇼핑몰,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 알렉사(Alexa)도 일시적으로 다운됐다. 게임 부문에서는 포트나이트(Fortnite), 클래시 로얄(Clash Royale),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 등 인기작이 접속 불가 상태를 겪었다. 차량 호출 서비스 리프트(Lyft)도 미국에서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특정 대형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사이버보안 회사 ESET의 제이크 무어(Jake Moore) 자문위원은 “이번 장애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프라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켄 버먼(Ken Birman) 코넬대학교 교수는 “AWS가 제공하는 내결함성(fault tolerance) 도구를 적절히 사용하고, 다른 클라우드와 백업을 병행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비책을 생략한 기업들이 더 면밀히 점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WS의 US-EAST-1 리전은 이번을 포함해 최근 5년간 최소 3차례 대규모 장애를 유발했다. 이 리전은 AWS에서 가장 오래되고 많은 서비스의 기본 리전(default region)으로 설정돼 있어, 장애 발생 시 글로벌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기 쉽다. AWS는 전 세계 기업과 정부, 개인에게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저장소를 제공하는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