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상승 코스피, 3890선 돌파 최고점 경신… ‘10만전자’ 목전
외국인·기관 ‘사자’ 나서며 상승장 주도 HD현대중공업, 현대차, 기아 등 강세
코스피가 장중 388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완화 분위기, 3분기 실적 시즌 도래 등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10시 34분 기준 전날 대비 76.64포인트(2.01%) 오른 3891.33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엔 3893.06까지 치솟기도 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다. 코스피는 14일부터 6거래일 연속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승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10시 34분 기준 3268억원을 사들이며 하루 만에 다시 ‘사자’로 돌아섰다. 기관도 3415억원 순매수하며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개인은 6312억원 팔아치우며 이날도 차익실현에 나섰다.
종목별로 보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모두 상승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의 상승률이 7.23%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도 6.85%로 뒤를 잇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73% 상승한 9만9800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10만원대가 코앞이다. SK하이닉스 2.88%, LG에너지솔루션 3.93%, 삼성바이오로직스 0.79%, 두산에너빌리티 2.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99%, 기아 4.19%, KB금융 0.80% 등도 상승률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對中) 관세를 낮출 수 있다고 발언하며 미·중 무역 갈등을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시장 개장 전 “중국이 부담해야 하는 관세를 낮출 수 있다”며 “중국도 미국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행동 변화를 촉구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이번 주 중국 측 협상 파트너인 허리펑 부총리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점도 시장 안도감을 키웠다.
호재 속 뉴욕증시는 강세로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각) 나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10.57포인트(1.37%) 오른 2만2990.54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은 71.12포인트(1.07%) 상승한 6735.13으로, 다우산업은 515.97포인트(1.12%) 오른 4만6706.58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는 이날 우리 증시도 차익 실현 욕구 점증에도 대외 불확실성 여건 완화 속 실적 시즌 기대감에 힘입어 전날에 이어 양호한 흐름을 연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일변도의 9월 증시와 달리 최근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더불어 2차전지, 자동차, 전력기기, 증권 업종 등 기존 주도주와 소외주에 걸쳐 업종 전반의 상승세가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주부터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시즌에 진입함에 따라 강세장의 온기가 실적모멘텀을 보유한 종목 단위로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