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로잡는 ‘재미+리워드’… 증권사, 투자문화 바꾼다
키움證, ISA ETF 거래 이벤트로 절세·리워드 동시 제공 LS證 파생 예측 커뮤니티, 우리證 게임형 앱테크 나서
증권사들이 ‘이벤트형 투자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재미있는 금융(Fun+Investment)’ 시대를 열고 있다. ETF 거래부터 커뮤니티 예측, 게임형 앱테크까지 단순 투자 채널을 넘어 참여와 경험 중심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MZ세대 투자자들이 ‘참여 경험’과 ‘보상 구조’를 중시하면서 ‘게임·이벤트’로 무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12월 30일까지 ‘중개형ISA에서 ETF 거래하면 최대 16만원 혜택’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특정 운용사 ETF를 거래한 고객에게 최대 16만원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대상 운용사 ETF는 키움투자자산운용(KIWOOM),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삼성자산운용(KODEX), 한국투자신탁운용(ACE), KB자산운용(RISE), 타임폴리오자산운용(TIMEFOLIO), 트러스톤자산운용(TRUSTON), 삼성액티브자산운용(KOACT)이다.
중개형 ISA는 국내 상장주식과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절세형 통합계좌로 계좌에서 발생한 순손익에 대해 일반형은 최대 200만원, 서민형은 최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TF 거래를 ‘단기 보상 구조’로 연결한 이벤트는 장기 투자 기반을 다지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MZ세대의 ‘소액·빈번 투자’ 트렌드에 맞춘 접근이다.
LS증권은 자사 파생상품시장의 예측 플랫폼인 ‘롱숏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품형 참여 이벤트를 확대했다. 고객이 코스피200선물의 방향성(롱·숏)을 예측해 맞히면 수수료 상품권, 현금 상금, 금 3돈 등 다양한 리워드를 제공한다.
단순히 ‘운’이 아닌 ‘시장의 흐름’을 읽는 재미를 주는 방식이다. 특히 10회·30회 연속 예측 성공 시 보상이 커지는 구조로 투자자들의 시장 몰입도를 높였다. 이와 별도로 전체 예측 적중 횟수에 따라 ▲5회 이상 적중 고객 ▲10회 이상 적중 고객 ▲15회 이상 적중 고객을 나눠 구간별로 300만원의 상금을 각 구간에 속한 고객들에게 균등 분배한다.
우리투자증권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편을 맞아 ‘우투 더 문(UTTM)’ 게임형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로켓을 조작해 미국 소수점 주식을 받는 방식으로 ‘앱테크+투자 리워드’ 개념을 결합했다. 참여자는 엔비디아·테슬라·애플 등 10개 종목 중 3개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하고 성공 시 최대 4만4000원 상당의 주식 리워드를 받는다.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커지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 구조로 긴장감과 몰입감을 더했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론 ‘하락장 피하기’ 미니게임을 병행해 선착순 1만명에게 1달러 상당의 주식을 준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게임을 통해 재미있게 투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쉬운 조작을 통해 리워드를 얻을 수 있는 앱테크형 구조는 성취의 경험 기회”라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단기적인 거래 이벤트 대신 ‘고객 관계 자산화’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3세대 이상 장기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대대손손 가족 손님 이벤트’를 열고 고급 호텔 숙박권 등 사은품을 전달했다. 하나증권은 올해를 ‘손님 중심 가치 문화 정착의 원년’으로 정하고 고객 경험 빅데이터와 감정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프로세스 개선에 나섰다.
업계에선 이벤트 전략을 두고 단순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 확보와 투자습관 형성의 실험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재미’와 ‘보상’을 앞세운 참여형 투자문화를 통해 MZ세대의 금융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단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예금보다 ‘게임형 투자 경험’을 선호한다”며 “금융회사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처럼 행동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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