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가 돌아온다…적자 1조 축소·2나노 양산 본격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 전망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테슬라와 애플 수주에 이어 최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또 2나노 공정 기반으로 양산되는 차세대 AP ‘엑시노스 2600’이 갤럭시S26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 파운드리 수익성 향상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잇따른 낭보가 파운드리 시장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테슬라·애플 등 빅테크 협력 강화…적자 1조원 이상 줄여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슬라·엔비디아·애플과 협력을 강화하며 파운드리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첨단 공정 비중을 높였고 전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적자를 축소했다. 삼성전자는 실적 설명회에서 “대형 고객과 협력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의 완전자율주행칩 ‘AI6’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칩은 2026년 하반기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양산된다. 삼성전자는 TSMC가 독점하던 A15 공정에도 일부 참여해 물량을 확보했다.
애플과도 차세대 이미지센서 공동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공장에서 애플 기기 성능을 최적화한 칩을 공급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는 ‘NV링크퓨전’ 생태계 파트너로 합류해 GPU 기반 AI 공정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퀄컴과의 협력 재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퀄컴에 2나노 공정 기반 샘플을 공급 중이다. 퀄컴은 2022년 발열과 수율 문제로 생산을 전면 TSMC에 맡겼지만 최근 공급망 안정화와 원가 경쟁력을 이유로 삼성전자로의 회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의 2나노 수율이 올해 초 30% 수준에서 최근 50% 안팎으로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테일러 공장은 글로벌 고객 대상 첨단 공정 수주 거점으로 활용된다.
‘엑시노스 2600’ 이달 양산 착수…갤럭시S26 탑재시 실적 개선 기대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상용화를 알리는 첫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11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이 칩이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되면 삼성 파운드리의 공정 신뢰도 향상과 추가 수주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의 AP 라인업은 평가 중이어서 확정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탑재 가능성을 높게 본다. 수율과 발열 개선이 확인됐고 성능 지표도 상승했다.
삼성전자 내부 테스트에 따르면 엑시노스 2600의 NPU(신경망처리장치) 성능은 애플 차세대 AP ‘A19 프로’ 대비 6배 이상 높았다. 생성형 AI 연산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2나노 1세대 공정 제품의 양산과 미국·중국 주요 고객 대상 HPC·오토 제품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며 “가동률 개선과 원가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2026년 테일러 신규 팹 가동을 위한 건설 마무리와 설비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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