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하늘 연결’ 현실로…아이폰·워치 위성 기능 전면 확장

2025-11-10     이광영 기자

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위성 연결 기능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셀룰러나 와이파이 신호가 닿지 않는 환경에서도 메시지 전송과 지도 사용이 가능한 차세대 통신 기술을 준비 중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글로벌스타 위성망을 업그레이드하고 자체 위성 통신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이폰의 위성 기능 메뉴 / 마크 거먼

블룸버그통신의 애플 전문기자 마크 거먼은 9일(현지시각) “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의 위성 연결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차세대 통신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지상 네트워크 없이도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약 10년 전 알파벳(구글) 출신 위성 기술 전문가를 영입하며 독자적인 위성 통신망 구축을 구상했다. 당시 목표는 ‘아이폰이 통신사 없이 위성과 직접 연결되는 네트워크’였다. 하지만 기술적 제약으로 2022년 아이폰14에서 ‘위성 SOS 긴급 구조 요청(Emergency SOS via Satellite)’ 기능을 도입하는 수준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후 애플은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장했다. 2023년에는 AAA와 제휴해 도로 위급 상황 구조 서비스를 추가했고 최근에는 셀룰러 신호가 닿지 않는 지역에서도 일반 문자 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마이크 트렐라가 이끄는 ‘위성연결그룹(Satellite Connectivity Group)’이 담당하며, 글로벌스타(Globalstar)의 위성망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경쟁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를 중심으로 T모바일과 협력 중이며, 버라이즌과 AT&T도 자체 위성 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 내부에서는 ‘애플이 통신사처럼 직접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라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애플은 사용자 경험 통제와 글로벌 시장 확장, 기술 의존성 완화 등을 이유로 자체 시스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거먼은 현재 애플이 ▲서드파티 앱이 위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API ▲셀룰러·와이파이 없이도 작동하는 지도 서비스 ▲사진 전송이 가능한 위성 메시지 기능 ▲하늘을 향해 아이폰을 직접 조준하지 않아도 연결이 가능한 ‘자연 사용(natural usage)’ 기술 등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2026년 출시될 아이폰에는 위성과 5G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5G NTN(비지상 네트워크)’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런 기능 대부분이 글로벌스타 위성망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하며, 애플이 그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가 글로벌스타를 인수할 경우 인프라 개선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애플의 서비스 전략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위성 SOS와 같은 기본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되, 고급 기능은 통신사나 위성 사업자를 통해 유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