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車산업, 공급 과잉에 ‘레드오션’… 130곳 중 흑자 기업 4곳
중국 자동차 산업이 과잉경쟁과 공급 과잉으로 인해 질적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구조조정도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설, 내권(內券)’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24년 중국의 완성차 생산 능력은 연간 5507만대로, 내수 판매량(2690만대)의 두 배에 달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기준으로 한 중국 자동차 산업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72.2% 수준이었지만, 전체 등록 제조사의 실질 가동률은 50% 안팎으로 추정됐다. 일반적으로 가동률이 75% 이하일 경우 과잉설비로 간주된다.
가격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두드러진다. BYD 등 주요 전기차 제조사의 평균 판매 가격은 2021년 3만1000달러(약 4506만원)에서 2024년 2만4000달러(약 3488만원)로 22% 하락했다. 완성차 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 역시 2017년 8%에서 올해 4.3%로 반토막 났다.
중국 내 130여개 전기차 제조사 중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곳은 BYD, 테슬라 차이나, 리오토(Li Auto), 지리(Geely)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전략 산업 목록에서 제외했지만,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의 산업 정책은 직접 개입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방 정부의 이해관계로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지방 정부가 지역 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저리 대출, 세제 감면 등 지원에 나설 경우 부실기업 퇴출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허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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