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의 귀환 ‘아이온2’… 현실이 전장이 된 ‘신더시티’ [지스타2025]

2025-11-14     부산=천선우 기자

엔씨소프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지스타 2025’에서 대형 신작 2종을 공개했다. 대표작 ‘아이온’의 정통 후속작 ‘아이온2’와 신규 IP ‘신더시티’를 앞세워 MMORPG와 슈팅 장르 모두에서 ‘정공법’ 복귀를 선언했다. 두 작품은 각각 손맛 중심의 수동 전투와 현실·SF가 교차하는 오픈월드 전장을 내세워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지스타 2025 엔씨소프트 부스 현장. / 천선우 기자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 2025’ 엔씨소프트 부스에는 개장 직후부터 관람객이 몰렸다.

엔씨소프트의 출품작은 ‘아이온2’, ‘신더시티’,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4종이다. 시연 대기열이 가장 길었던 작품은 ‘아이온2’와 ‘신더시티’였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은 아이온2를 시연한 후 “예전 아이온의 감성을 잘 살리면서도 스토리·콘텐츠·시스템 등 전반의 규모가 커졌다”며 “자동전투 대신 손으로 조작하는 재미가 확실했다”고 말했다.

신더시티를 체험한 다른 이용자는 “FPS 장르에 익숙하지 않아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동 중 보여지는 배경의 디테일이 뛰어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출시되면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11월 19일 한국과 대만에 동시 출시한다. 아이온2는 PC·모바일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 엔씨소프트는 16일부터 캐릭터 사전 생성을 받을 예정이다. ‘신더시티’는 2026년 PC·콘솔용으로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두 게임 모두 엔씨소프트의 도전정신이 녹아 있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로 국내 MMORPG 시장에서 명가의 위상을 되찾고, ‘신더시티’로는 처음 도전하는 슈팅 장르를 통해 서구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지스타 2025 엔씨소프트 부스에서 이용자들이 아이온2를 체험하고 있다. / 천선우 기자

“손맛이 살아 있다” 

부스 한쪽에 마련된 ‘아이온2’ 체험존에서는 ‘풀수동 전투’의 재미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작품에 ‘후판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킬이 실제로 적에게 적중해야만 피해가 들어가는 구조다. 타이밍과 거리, 포지셔닝이 전투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다.

시연 던전 ‘우루구구 협곡’은 손맛이 가장 잘 드러났다. 이용자는 날개를 펴 활강하고, 무작위로 등장하는 몬스터를 상대해야 한다. 중간 보스 ‘심판자 우라훔’의 장판 공격과 ‘수호대장 라우르’의 폭탄 패턴은 기존 자동전투 MMORPG에서는 보기 힘든 형태다.

특히 최종 보스 ‘신성한 아울도르’와의 전투는 인상적이었다. 공중 띄우기 후 낙하 공격, 회오리 패턴 등 다양한 공격이 순발력을 요구한다. 활강 타이밍을 놓치면 체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긴장감이 컸다.

그래픽은 언리얼엔진5로 구현됐다. 탑 붕괴 이후 200년이 지난 ‘아이온’ 세계를 사실감 있게 표현했고, 하늘과 수면을 넘나드는 탐험의 개방감이 뛰어났다. 200가지가 넘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주목받았다. 체형과 홍채, 피부색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고, 인게임 프리셋으로 캐릭터를 쉽게 꾸밀 수 있다.

지스타 2025 엔씨소프트 부스에서 이용자들이 신더시티를 체험하고 있다. / 천선우 기자

“서울이 전장으로” 신더시티, 현실과 SF의 경계를 허물다

‘신더시티’ 체험존은 또 다른 열기로 가득했다. 엔씨소프트 산하 빅파이어게임즈가 개발한 신더시티는 오픈월드 택티컬 슈터 신작이다. ‘21세기 서울’과 ‘23세기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대체 역사 세계관을 갖췄다. 실제 코엑스와 봉은사 일대를 3D 지도와 사진 스캔으로 구현해 플레이어는 현실 서울을 전투 무대로 누빌 수 있다.

시연은 ‘히어로 캠페인 모드’ 형태로 진행됐다. ‘파트1 울프 스쿼드’에서는 저격소총과 RPG, 전술 장비를 활용해 보스 ‘아이언 스매셔’를 상대해야 한다. 단순 사격이 아니라 RPG 탄두를 피하며 재장전 타이밍을 노리는 전략적 플레이가 필요했다.

‘파트2 챔버17’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변이 생명체 ‘크리처’로 가득한 폐병원에서 생존전을 벌여야 한다. 조명 하나에 의지한 어두운 공간은 압박감을 줬다. 후반부 보스 ‘울고라스’는 약점을 정밀하게 사격해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엔딩 영상에서는 주인공 ‘세븐’의 비극적 서사가 높은 완성도로 전개됐다.

신더시티는 전투뿐 아니라 ‘AI 기반 NPC 행동 시스템’이 돋보였다. NPC가 공간을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해 매 플레이마다 전투 양상이 달라졌다. 헬리콥터 탑승, 차량 주행, 오토바이 추격 등 다양한 이동 시스템도 흥미를 더했다.

부산=천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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