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서 만찬…LG 경영진도 앞서 회동

2025-11-13     이광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만찬을 한다. 이번 회동에서는 양사의 전장(차량용 부품) 협력 강화 등 미래차 전략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찬을 함께하며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도 이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병철 창업주의 거처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해 온 장소다. 이 회장이 해외 주요 인사들을 맞이하는 공식 공간으로 쓰인다. 2024년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우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이 이곳을 찾았다.

이 회장은 과거 삼성전자의 오디오·전장 자회사 하만 인수를 직접 주도하며 전장 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해왔다. 이번 만찬에서도 하만과 벤츠 간 차량용 부품, 소프트웨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협력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벤츠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키 등 분야에서 협력 중이다. 하만은 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카 오디오 분야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왼쪽)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장)가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회동을 갖은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뉴스1

앞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13일 오후 1시 30분쯤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찾아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자동차 부품 사업과 관련된 LG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도 마티아스 바이틀 CEO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여한 양측 경영진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한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등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를 위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은 전기차 부품·디스플레이·배터리·자율주행센싱 분야의 차세대 솔루션을 소개했다. 양측은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 LG 솔루션을 기반으로 협업을 추진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조주완 CEO는 “사용자 경험 중심의 가치 제안, 통합 SDV 솔루션 포트폴리오,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과 신뢰도 등 전장 사업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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