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독주 막자”…‘나홀로’ 디즈니, 경쟁사 손 잡는다

넷플릭스 독주 막으려 다양한 분야 업체와 손잡아

2025-11-14     홍콩=김광연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가 나홀로 행보로는 넷플릭스 독주를 막을 수 없다고 보고 다양한 분야의 업체와의 ‘협업’에 나섰다. 직접적인 업계 경쟁자와도 손을 잡으며 시청자 니즈를 최대한 충족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즈니플러스 내 티빙 컬렉션 샘플 이미지. / 디즈니플러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13일 홍콩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프리뷰 2025’에서 “11월 CJ ENM과 함께 티빙의 한국 콘텐츠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일본에 송출하도록 했다”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재팬은 11월 4일 한국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과 다년간 콘텐츠 협력을 발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티빙의 새로운 한국 드라마 시리즈를 일본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티빙 추천 한국드라마(TVING Highlights)’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략적 협업은 양사에 ‘윈윈’이다. 티빙의 프리미엄 스트리밍 콘텐츠가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고 디즈니플러스는 일본에서 티빙의 핵심 구독형 비디오(SVOD)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양사는 한국 OTT 시장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사이지만 일본 시장에서는 서로 도전자 입장으로 마음이 맞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일본 디즈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은 9.0%로 넷플릭스(21.5%), 유넥스트(17.9%),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13.1%) 등에 밀린 만큼 반전이 필요하다.

디즈니플러스는 스포츠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송국 ESPN과도 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이날 “ESPN을 호주·뉴질랜드 디즈니플러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며 “아시아태평양(APAC)에서의 파트너십은 이제 시작”이라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글로벌 OTT 유료 구독자 수에서 1억3000만명으로 3억명이 넘는 넷플릭스에 이어 2위권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 통해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줄인다는 목표다.

캐롤 초이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통합 마케팅 및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은 “지상파 방송사와는 장편 드라마 공동 제작을, 출판사 고단샤와는 유명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협업을, 하이브·스타토(Starto) 같은 기획사와는 아티스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폭넓은 협업 구조 덕분에 앞으로 아시아에서 더 크고 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홍콩=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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