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한계를 넘겼다”… 트라이펄 게임즈가 증명한 ‘액션의 맛’
지스타 BTC 2관 인디게임 부스에서는 매년 숨은 강자가 등장한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트라이펄 게임즈 부스는 인디 부스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비주얼과 콘솔급 액션 연출로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트라이펄 게임즈는 ‘전 세계 누구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로 20년 경력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스튜디오다. 회사는 현재 소울라이트 장르 ‘베다’와 액션 로그라이트 ‘레벨업 못하는 플레이어’ 두 작품을 개발 중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회사의 가능성을 일찍 파악하고 퍼블리싱 투자를 단행했다.
성과는 현장에서 확인됐다. 트라이펄 게임즈의 출품작 ‘레벨업 못하는 플레이어’는 16일 열린 ‘지스타 인디어워즈’에서 ‘최고 기대작’으로 선정됐다. 현장에서 만난 이현석 트라이펄 게임즈 최고창의력책임자(CCO)는 “각 프로젝트에 약 10여 명이 투입돼 있다”며 “회사의 강점은 탄탄한 액션 RPG 개발 노하우”라고 말했다.
웹툰 속 호쾌함, 콘솔 액션으로 재탄생하다
이번에 지스타에 출품한 레벨업 못하는 플레이어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 IP를 기반으로 한 액션 로그라이트 게임이다. 개발진은 원작 특유의 액션감과 전투 연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바일이 아닌 콘솔 환경을 택했다. 언리얼 엔진5로 제작 중이다.
현장에서 체험한 액션 플레이는 실제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매끄러운 공격 연계와 다양한 스킬 조합은 짜릿한 ‘손맛’을 선사한다. 특히 게이지를 모아 발동하는 ‘광폭화’ 모드와 컷신이 동반되는 강력한 필살기 ‘버스트 스킬’은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연출 또한 스타일리시하다. 저스트 회피의 경우 슬로우 연출이 적용돼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카메라 줌인·줌아웃 효과로 역동적인 스킬 장면을 강조한다.
이현석 트라이펄 게임즈 CCO는 “액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성·적절성·카타르시스’를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며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파워풀한 타격감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로그라이크로 색다른 변수 창출도 가능하다. 최근 게임 업계에서 로그라이크 장르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지만, 트라이펄 게임즈는 차별점을 프리 카메라 기반의 ‘액션 로그라이크’라는 조합에서 찾았다.
이현석 CCO는 “액션 장르의 조작 기반 재미에 더해 랜덤으로 획득하는 스킬 덱을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빌드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달라지도록 설계했다”며 “요구 효과의 발동 조건에 맞춰 다양한 액션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원작 매력 재해석… 현재 70% 개발, 내년 하반기 출시”
개발진은 게임 세계관을 구성할 때 원작 고증과 게임적 상상력의 균형을 추구했다. 방대한 원작 서사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핵심 요소를 선별해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남은 부분은 플레이어의 상상력과 액션 경험으로 채우는 방식을 택했다.
이현석 CCO는 “카카오와 협업해 IP 기반 개발을 시작했고, 원작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방향성을 잡았다”며 “게임만이 구현할 수 있는 입체적 표현으로 원작의 매력을 담아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은 약 70% 진행된 상태로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출시 플랫폼은 엑스박스 X·S 시리즈, 플레이스테이션5, PC(스팀)다. 팀은 정식 출시 전 데모 빌드를 단계적으로 공개해 유저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트라이펄 게임즈는 퍼블리셔 스마일게이트와는 정기적으로 빌드를 공유하며 방향성을 조율하고 있다. 마케팅·글로벌 진출 전략도 함께 논의 중이다. 개발진은 내년부터 글로벌 온라인 네트워킹과 오프라인 행사 참여를 확대해 작품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현석 CCO는 “유저의 관심과 응원, 그리고 쓴소리가 적극 반영된 결과물이 되길 바란다”며 “이 게임이 하나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