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독주 깨지나… MS·엔비디아, 앤트로픽에 투자 확대

2025-11-20     김경아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독주하던 인공지능(AI)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앤트로픽이 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와 대규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글로벌 AI 판도가 ‘2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저드슨 알토프(Judson Althoff) 마이크로소프트 상업부문 최고경영자(CEO)가 ‘MS 이그나이트 2025’ 기조연설에서 발표하고 있다. / ‘MS 이그나이트 2025’ 영상 갈무리

20일 IT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연례 최대 행사 ‘MS 이그나이트 2025’에서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앤트로픽, 엔비디아와 3자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소식을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 엔비디아는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앤트로픽에 투자한다. 투자액은 총 150억달러(약 22조원)에 이른다. 

이번 소식에 따라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도 급증했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지난 9월 1830억달러 대비 두 배 증가한 3500억달러(약 513조원)로 평가된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발표 영상을 통해 “우리는 점점 서로의 고객이 되어갈 것”이라며 “우리는 앤트로픽의 AI 모델(클로드)을 사용할 것이고, 앤트로픽은 우리의 인프라를 사용하며 함께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저드슨 알토프(Judson Althoff) 마이크로소프트 상업부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무대에 올라 “처음부터 두 회사가 DNA와 신뢰를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앤트로픽 모델과 MS 플랫폼을 결합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력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초기 투자사이며 창업 초기부터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온 바 있다. 엔비디아 또한 오픈AI의 대표 후원자로 꼽힌다. 나델라 CEO는 이번 행사에서 “오픈AI는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DA 데이비슨(DA Davidson)의 길 루리아(Gil Luria) 애널리스트는 1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한 개의 최첨단 모델 회사에 의존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엔비디아 역시 오픈AI의 성공에 어느 정도 의존했지만, 지금은 더 넓은 수요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AI 업계가 오픈AI와 앤트로픽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AI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빅테크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양사에 집중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의 제이콥 본(Jacob Bourne)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에 대한 이번 투자는 AI 산업이 몇몇 핵심 플레이어들 중심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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