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 실적 달성 '엔비디아'… AI 거품론 잠재울까
데이터센터 매출이 90% 차지 젠슨 황 "AI 선순환 구조 진입"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가 또다시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이번 실적이 이러한 논란을 상당 부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회계연도 3분기(8~10월) 실적에서 매출 570억1000만달러(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것으로, 시장전망치 549억2000만달러를 가뿐히 웃돌았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512억 달러로 66% 급증하며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구조로 굳어졌다. 전 세계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수인 고성능 GPU가 사실상 ‘전량 품절’ 수준일 정도로 수요가 폭주한 결과다.
실제 최신 GPU 아키텍처 ‘블랙웰’은 클라우드 업체와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도다. 전문가용 시각화(7억6000만달러)와 자동차·로봇 부문(5억9000만달러)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보탰다.
주당순이익(EPS)은 1.3달러로 시장 기대치(1.25달러)를 웃돌았고, 회사는 4분기 매출 전망치도 650억달러로 제시하며 성장세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주가는 실적 발표 기대감 속에 정규장에서 2.85% 상승한 데 이어, 애프터마켓에서는 5% 이상 급등하며 196달러선을 돌파했다.
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거품론’은 엔비디아의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반복돼 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단기 수요 급등이 아닌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실체 있는 성장’임을 재확인해주는 계기라고 평가한다.
생성형 AI 도입 경쟁이 기업·정부·스타트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GPU 인프라는 단순 IT 장비가 아니라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미국 규제 강화와 경쟁 심화가 앞으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주주환원 강화 등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12월 4일 기준 주주들에게 주당 1센트 배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GPU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만큼 높다”며 “AI는 모든 산업에서 동시에 작동하며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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