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하고는 싶은데 사양이...'

스타크래프트2 열풍(?)이 불고 있다. 아직까지 열풍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작의 인기에 힘입은 탓인지 대중들의 관심도 그만큼 뜨겁다. 더욱이 3D로 화려해진 게임 영상과 더 풍성해진 캐릭터의 종류, 캠페인 모드의 탄탄한 스토리 등은 전작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유저들의 기대 심리를 한껏 자극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 실망스럽다'라는 반응도 상당히 많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특히 시스템 요구 사양과 최적화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유저가 많다는 점은 스타크래프트2의 성패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밝힌 권장 사양은 듀얼코어 이상급 CPU와 RADEON HD3870 / 지포스 8800 급 이상의 그래픽카드, 2GB 메모리 정도로 일반 유저들이 구비하기에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게임을 돌려본 유저들은 이 정도 사양으로 원활한 게임을 즐기기는 어렵다는 푸념을 한다. 2:2나 3:3까지는 그럭저럭 돌린다하더라도 4:4까지 실행하기에는 문제가 따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병목 현상으로 인하 급격한 프레임 저하가 군데 군데 나타남으로써 부드러운 게임 진행이 힘든 셈이다.

결국 여러 가지 면에서 전작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다하더라도 제대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게임의 대중화 또한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CPU 교체에 따른 스타크래프트2 성능 변화

지난 '스타크래프트2 최적화 말썽, 최고 옵션서 CPU가 발목 잡아' 기사를 통해 그래픽카드에 따른 게임 프레임 변화에 알아봤다. 이를 통해 스타크래프트2는 단지 그래픽 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성능 향상을 얻기는 힘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기사에서 그래픽카드는 그대로 두고, CPU만 변경했을 때 어느 정도의 성능이 나오는지 알아봤다. 블리자드에서 권장하는 것처럼 2.4GHz 이상의 듀얼코어를 사용했을 때와 쿼드 이상의 코어를 가진 CPU를 사용했을 때 어느 만큼의 차이를 보여주는지, 그리고 같은 CPU에서 클럭만 오버했을 때 성능 차이는 어느 정도가 나는지에 대해 테스트 해봤다.

대상으로 AMD CPU 2종과 인텔 CPU 2종을 선정했다. 먼저 AMD 제품으로는 최근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는 식스코어 'AMD 페넘II-X6 1055T'과 듀얼 코어 중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페넘II-X2 550'을 꼽았다. 인텔은 쿼드 코어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코어 i5 760'과 듀얼코어의 지존으로 꼽히는 '코어 i3 530'으로 테스트를 했다.

또한 그래픽카드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분류되는 ATI RADEON HD5850을 사용함으로써 그래픽 성능의 저하를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테스트 사양

CPU

AMD 페넘II-X6 1055T (식스코어/2.8GHz/L3 6MB)
AMD 페넘II-X2 550 (듀얼코어/3.1GHz/L3 6MB)
인텔 코어 i5 760 (쿼드코어/2.8GHz/L3 8MB)
인텔 코어 i3 530 (듀얼코어/2.93GHz/L3 4MB)

메인보드

GIGABYTE GA-P55A-UD3R
GIGABYTE GA-890GPA-UD3H 

그래픽카드

ATI RADEON HD5850 (725 / 4000MHz)

RAM

G.SKILL DDR3 4G PC3-12800 CL9 RIPJAWS RL (2Gx2) 

HDD

WD 500GB Caviar Green WD5000AACS (SATA2/16M) 

PSU

 시소닉 S12II-520 브론즈


- 그래픽 옵션을 '아주 높음'으로 설정했을 때

테스트는 세 가지 상황으로 진행했다. 그래픽 옵션을 '아주 높음'으로 설정했을 때와 '중간'으로 설정했을 때, 그리고 CPU를 오버클럭 한 후 '중간' 옵션으로 돌렸을 때의 프레임 값을 측정했다. 모든 테스트는 4:4 멀티플레이 리플레이 영상의 프레임을 측정했으며, 평균 값 외에도 모든 구간마다 프레임 값도 빠짐없이 기록했다.

4종 CPU의 평균 프레임을 측정한 결과 CPU마다 격차가 상당히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텔 i5 760이 54 프레임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AMD 1055T와 550이 그 뒤를 이었다. 인텔 i3 530은 기대보다 높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AMD 550

인텔 530

AMD 1055T

인텔 760

평균 프레임

43

30

47

54


아래의 그래프는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에 따라 프레임 변화를 모두 기록한 것이다. 4개 CPU의 결과값을 모두 표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동일한 라인업의 제품끼리 따로 표시했다.

먼저 상위 라인업의 두 제품의 결과를 살펴보자. 평균 프레임에서 보듯 '인텔 i5 760'이 좋은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연산의 부하로 중간중간 생기는 병목 현상에 대해서는 어찌할 수 없었다. 이는 최고 사양의 CPU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해결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부분의 구간에서 30프레임 이상의 결과를 보여줬고,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후반부 역시 20~30 프레임 구간을 왔다갔다 한 것을 보면 게임 진행에 있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듀얼 코어끼리의 싸움에서는 극명하게 차이를 나타냈다. 캐시메모리와 클럭이 모두 높은 'AMD 550' 제품이 전 구간에서 모두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물론 종종 20 프레임 밑으로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병목을 보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성능을 구현했다. 반면 '인텔 530'의 경우 중반부 이후에는 게임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많이 끊기는 현상을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아주 높음' 옵션에서는 '인텔 530'으로는 게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 옵션을 '중간'으로 설정했을 때

다음으로 그래픽 옵션을 '중간'으로 설정했을 때의 프레임 차이를 알아봤다. '아주 높음'으로 설정했을 때와 그래픽의 퀄리티 차이는 현격하게 드러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만일 중급 정도 스펙을 가진 시스템을 사용하는 유저라면 '중간' 옵션만으로도 충분히 끊김없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균 프레임 값의 양상은 위와 동일하다. 4개의 CPU중 530을 제외한 모든 제품은 20 프레임 이상의 프레임 향상을 보여준다. 특히 'AMD 550'의 선전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듀얼 코어임에도 식스코어 제품에 근접한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듀얼 코어치고 높은 캐시 메모리와 클럭을 갖고 있는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AMD 550

인텔 530

AMD 1055T

인텔 760

평균 프레임

64

43

66

75

옵션을 낮춤으로 인해 전체적인 프레임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찰나의 병목 현상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제품이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인텔 530'의 경우 역시 후반에 들어서면서 프레임이 30 이하로 떨어지는 구간이 자주 목격됐다. 병목이 길어져 게임이 오래 끊기는 현상이 자주 생겼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사실상 '인텔 530'이나 그 이하의 성능을 갖춘 CPU라면 스타크래프트2, 적어도 4:4의 대전을 하기에는 부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 CPU 클럭 높이면 성능 얼마나 좋아질까?

끝으로 CPU의 클럭을 높였을 때, 어느 만큼 성능이 올라가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오버클럭은 자칫 CPU의 수명을 감소시키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등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때문에 레퍼런스 쿨러를 사용하는 범위 내에서 약간의 오버클럭만 적용해 프레임을 측정했다. 그래픽 옵션은 '중간'으로 놓고, 모든 환경은 위와 동일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모든 테스트는 CPU의 레퍼런스 클럭에서 동일하게 0.5GHz 까지만 올린 상태에서 진행했다. 물론 각 제품마다 가지고 있는 오버 능력이 모두 다르게 때문에 실제 오버클럭시 어떤 제품은 이보다 더 높게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AMD 550
(3.6GHz)

인텔 530
(3.4GHz)

AMD 1055T
(3.3GHz)

인텔 760
(3.3GHz)

오버 전

64

43

66

75

오버 후

72

55

75

94

결과적으로 모든 제품이 오버클럭시 상당한 프레임 향상을 보였다. 일부 제품은 약 20% 이상 높은 성능 향상폭을 보였고 '인텔 530' 역시 오버클럭 후에는 전투 구간에서도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0.5GHz의 클럭 향상만으로 10%에서 많게는 20%까지 성능이 높아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클럭을 높이는 것만 스타크래프트2 성능 향상에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코어의 개수보다 클럭과 캐시 메모리가 더 큰 영향 미친다

위의 결과들을 종합해 보자면 '인텔 760 > AMD 1055T > AMD 550 > 인텔 530' 순으로 성적을 매길 수 있다. 더 많은 CPU를 테스트 했더라면 극명한 차이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시간관계상 4종의 CPU만으로 테스트를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위의 결과만으로 스타크래프트2의 CPU 의존도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가닥은 잡을 수 있었다고 본다.

간단하게 말해 코어의 개수도 어느 정도의 영향은 미치지만, 그보다 캐시 메모리의 용량이나 클럭이 스타크래프트2의 성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코어의 개수로만 따진다면 분명 여섯 개의 코어를 탑재한 'AMD 페넘II X6 1055T'가 가장 높은 성능을 보여 주었어야 했다. 하지만 4개의 코어를 가진 '인텔 코어 i5 760'에 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낮은 성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됐던 'AMD 페넘II-X2 550'은 한참 상위 라인업인 식스코어에 근접하는 발군의 성능을 보여줬다. 그리고 비록 듀얼코어지만 하이퍼쓰레딩으로 4개의 쓰레드를 사용하는 '인텔 코어 i3 530'은 중간중간 상당한 병목을 유발하며, 원활한 게임 진행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스타크래프트2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듀얼 코어 이상의 CPU 중 캐시 메모리의 용량이 크고, 클럭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물론 고가의 CPU를 사용한다면 성능도 올라가겠지만, 굳이 큰 돈을 들이는 것보다 듀얼 코어라도 위의 조건에 만족하는 제품을 구매한다면 큰 불만 없이 스타크래프트2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조선 홍진욱 기자 honga@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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