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발달로 '빛의 속도'로 퍼지는 루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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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소라
입력 2010.09.30 09:11 | 수정 2010.09.30 09:14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인터넷이 없었다면
탤런트 최진실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을까?

2년 전
최진실 씨를 자살로 몰고 갔던 '사채설'로 알려진 루머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안재환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채는 최진실에게 빌린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인터넷망을
통해 빠르게 유포된 이 루머로 인해 최씨는 몹시 억울해하고 괴로워하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컸던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루머와 관련해 인터넷이
가진 위력이 부각되면서 이후 정치.사회적으로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인터넷이 생겨나기 전, 루머는
사람의 입을 통해 알려지거나 언론을 통해서만 전파가 가능했다.



루머의 확산 속도는 더뎌서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명 연예인의 결혼설이나 이혼설, 기업의 부도설 등의 루머도 이
같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소수만이 처음 알게 됐다, 나중에 언론에서 기사화한
후에야 일반인들은 알 수 있었다.

오늘날 정보 환경은 그때 기준으로는
말 그대로 '상상할 수 없이' 변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환경이 루머 확산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며 "옛날에 책이나 출판물에 의해 루머가 확산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인터넷 포털 카페나 토론방에서는 합리적인 주장과 함께
근거 없는 의혹이나 유언비어도 등장했다.

연예인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성
정보는 인터넷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천안함 사건과
같은 사회 이슈를 두고도 비논리적인 주장이나 괴담 수준의 유언비어가 인터넷 공간에서
확산됐다.

일대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터넷 메신저도 루머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종이
문서 형태로 만들어졌던 과거 증권가의 사설 정보지는 돈을 받고 판매될 정도로 정보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의 등장으로
종이 정보지는 거의 고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집단지성의 실현'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는 포털의 '지식검색' 서비스도 각종 루머에 대한 정보까지 알리고 확산시키는
기능을 한다.

실제로 '루머'라는 검색어를 포털에
쳐 보면 연예인에 대한 루머가 사실인지를 묻는 질문과 함께, 해당 루머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정리돼 있고 여러 개의 부연까지 추가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알지 못했던 새로운 루머까지도
의식하지 않는 순간에 눈에 들어오게 된다.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인기를
끄는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경우도 다수에게 실시간으로
소식을 알릴 수 있다는 강점이 악성 루머의 유통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실제로 올해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자
트위터를 통해 '예비군 징집설, 휴교령, 전쟁설' 등이 빠르게 퍼져 나가기도 했다.

노기영 한림대 교수는 "루머의
소스가 되는 정보는 포털의 토론방이나 언론사의 홈페이지, 그리고 개인 미디어를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루머성 정보의 유통은 블로그 등 책임 소재가
분명한 개인 미디어보다 오픈 형태의 포털 토론방 등의 공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터넷과 새로운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긍정적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개방된 공론의 장은 각기 다른 견해들이 부딪히며 어떤 것이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견해인지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우리 인터넷
토론 문화는 자율적인 정화가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되며 섣부른 규제 움직임은
사회 전체의 건전한 구조를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전 세계에서 다 같이 사용되는 것인데, 인터넷 탓만 해서는 안 된다"며
"사용자들이 루머에 휘둘리지 않는 건전한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통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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