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곳에 전화를 걸 수 있는 도구이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역할이 늘어났다. 더 이상 손에서 땔 수 없는 제품이란 얘기다. 아이폰 4처럼 배터리를 분리할 수 없는 제품들은 남아 있는 배터리 잔량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충전용 외장 배터리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그런데 배터리 제품을 구입할 때 과연 어느 정도의 성능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시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가 판매되고 있는데, IT조선은 이들 중 네 모델을 시장에서 직접 구입, 벤치마크를 진행해 보았다.

1. 외장 배터리, 어떻게 하면 오래 쓸까?
2. 외장 배터리 4종 벤치마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무패라 했다. 외장 배터리 벤치마크에 앞서, 아이폰 4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본 특징을 우선 살펴본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방전 특성'

아래 그림은 배터리가 완충된 상태에서 방전까지 되어가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살펴보면, 일정한 전압(중앙이 완만한 직선 형태)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급속히 떨어진다. 이 그래프 형태는 제품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이를 가리켜 해당 배터리의 방전 특성이라 부른다. 모든 배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전압 영역을 일정하게 출력하다가 어느 시점 이후 부터는 급격히 전압이 낮아진다.

보통 휴대전화의 경우 3.4~3.7V(스마트폰은 일반적으로 5V)의 전압이 가해져야 단말기가 충전되는데, 업계에서는 이 전압 영역이 가장 오래 지속되는 제품을 우수한 배터리로 보고 있다.

< 배터리의 방전 특성 예시. 색깔별로 다른 형태임을 알 수 있다 >

물론 대부분의 배터리 제조사는 자사 제품의 방전 특성이 어떠한지 공개하지 않으므로, 일반 소비자들이 외장 배터리 구매 시 판단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다.

배터리 방전에 걸린 시간에 따라 충전 시간 좌우

배터리 충전 시간은 방전 시간과도 관계가 깊다. 같은 시간 동안 방전된 양에 따라 충전 시간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50%만 남은 배터리를 1분에 20% 소진한 경우와 1분에 10% 소진한 경우를 비교해 보자. 남은 잔량을 보면 30%와 40%로 두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경우 각각 40%, 50%인 상태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동일한 시간 동안 방전이 많이 일어날 경우 상대적으로 충전 시간은 더 빨라진다는 것이 배터리의 특성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위의 경우 동일하게 재충전 했을 때 전자는 40%이상인 상태, 그리고 후자는 50%인 상태를 나타낸다. 전자가 단위시간 동안 후자보다 더 많은 양을 충전하게 된다는 의미다.

< 배터리는 적을수록, 빨리 소모될수록 충전 시간이 짧다 >

배터리는 충전해야 할 용량이 많을 때와 완충에 가까울 때의 충전 속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아이폰4의 잔여 배터리가 10%일 때와 90%일 때, 충전량은 전자가 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수조에 물을 넣는 경우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수조 속에 여유 공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 물을 마구 부어도 넘칠 위험이 없어 빠르게 물을 채울 수 있지만 넘칠 즈음이 되면 서서히 채워야 한다. 이는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배터리가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는 급속 충전이 되지만, 저장 용량 한계치에 다다르면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 충전량 대비 소요 시간이 상당히 길어진다는 말이다.

업계에서는 100%가 아닌 95% 이상만 되더라도 완충이라 표현하는데, 이는 배터리 충전량이 95% 이상일 경우 충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충전량 자체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외장 배터리는 95%까지 충전이 되면 더 이상 충전 작업을 수행하지 않기도 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

< 외장배터리 구비는 필수가 되었다 >

휴대전화, PMP, MP3P 등 다양한 기기에 사용되고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완전 방전 후 완충 했을 때를 1 사이클로 따져, 최대 500 사이클 가량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횟수는 늘릴 수 없을까? 배터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500 사이클 만큼 사용할 수 있지만, 방법을 달리하면 조금 더 오래 쓸 수 있다"며 "업계에서는 배터리 소모량 기준 40~9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약 2배 정도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즉 자신이 보유한 기기의 배터리를 상태를 40~90%로 유지하며, 동시에 외장 배터리 역시 그 정도 수준을 유지 시킨다면, 스펙에 나와있는 500 사이클 보다 더 오랜 기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그는 "애플이 아이폰용으로 인증한 배터리는 표준화 된 입/출력 전압이 있는데, 간혹 이보다 높은 스펙의 제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500 사이클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기해야 되는 위험성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고, "리튬 이온 배터리 완충 시의 전력 보유량이 초기 출고 시의 80% 수준일 때를 수명이 다한 기간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80% 이후에는 성능 자체가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5200mAh 외장 배터리면 아이폰4 충전을 3~4회 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외장 배터리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살펴보면 대개 4800~5200mAh 용량의 제품들이다. 제품 홍보용 자료들을 살펴보면, 약 1400mAh 의 내장 배터리를 갖춘 아이폰4를 3~4회 가량 충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상식적으로 아이폰4의 배터리 용량이 그러하니 산술적 계산으로 그런 결과값을 도출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정답이 아니다.

일반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입력 전압은 3.4~3.7V 수준이고 아이폰4는 5V다. 외장 배터리의 출력 전압이 3.4~3.7V 수준이기에, 아이폰4를 충전하기 위해선 별도의 승압 과정이 필수다. 승압에도 별도의 전력을 공급해야 하니, 배터리의 기본 용량을 모두 아이폰4 충전에만 사용할 수 없게 되며, 결과적으로 홍보용으로 알려진 3~4회 충전은 사실과 다르다.  

외장 배터리 벤치마크 예고

< 외장 배터리 성능 테스트의 한 장면 >

외장 배터리의 인기 및 판매량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히트 제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제품들이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는지 벤치마크 해 보았다.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은 고용량이라 할 수 있는 4800mAh와 5200mAh 등 총 4종. 과연 결과는? 벤치마크 결과는 10월 25일(월)에 공개된다.

IT조선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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