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핸드드립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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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희
입력 2011.01.03 14:16 | 수정 2011.04.18 17:06


에스프레소가 항상 시간에 쫓기는 각박한 현대인의
커피라면 핸드드립 커피는 마치 슬로우푸드처럼 기다림의 미학이 절실한 기호 식품이다.
고압으로 빠른 시간에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달리 핸드드립 커피는 커피를 추출하는데
최소 2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나 정성스럽기 때문에
커피 추출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바리스타의 정성이 느껴질 정도다. 순간
편리함을 대변하는 커피믹스와는 다른 세상이 존재함을 이내 깨닫게 된다.



<국내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모넬리 에스프레소 머신>

에스프레소는 뜨거운 고압 수증기를 원두 사이로 통과시키며
커피를 뽑아내는 반면 핸드드립은 단지 중력만을 이용해 커피를 우려낸다. 핸드드립은
커피 추출 방식 중에서도 수동 여과식에 해당한다. 85~95℃ 정도의 뜨거운 물로 분쇄된
원두를 통과시켜 고유의 맛과 향을 뽑아내는 과정이 바로 핸드드립이다.


그런데 막상 시도할라치면 이것만큼 막막한 게 없다.
일단 핸드드립을 위한 준비물부터 막히기 시작. 자세한 설명 전에 일단 한 줄로 요약하자면
‘핸드드립을 위한 도구로는 드리퍼, 서버, 필터, 포트, 그리고 곱게 간 원두’가
필요하다.







 

 


 


 


 


 


 


시작부터 초 치는(?) 이야기지만 이도저도 다 귀찮은 이에게는 '넣고,
누르고, 내리고, 마시는' 네슬레 네스프레소처럼 캡슐 커피가 진리다.



드리퍼
모양에 따라 사다리꼴의 칼리타, 멜리타와 원추형의
고노, 하리오 제품이 대표적인 드리퍼 브랜드. 이 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칼리타 제품으로 칼리타 101D 드리퍼 세트는 ‘국민 핸드드립 킷’이라 부를 정도로 초보자가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300cc 서버와 드리퍼, 필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1~2용으로
쓰기 적당하다. 용량이 조금 모자랄 경우 500cc 서버와 드리퍼, 필터로 구성된 2~4인용
102D 드리퍼 세트를 구입하면 된다.


드리퍼는 재질에 따라 흔히 플래스틱(폴리프로필렌),
세라믹, 동, 융의 순서로 쓰인다. 실제 커피를 추출하는데 있어 재질 차이로 인한
커피맛의 변화는 미비하다. 하지만 관리 방법은 천차만별이니 드리퍼를 고를 때 미리
알고 있을 것.


플라스틱은 사용 후 깨끗이 물에 닦기만 해도 되지만 세라믹과 동
드리퍼는 사용 전부터 따뜻한 물로 덥혀야 하며 관리할 때 역시 파손이나 변형에
주의해야 한다. 융 드리퍼 역시 항상 천이 습기를 머금고 있어야 하므로 물을 먹인
다음 랩으로 감싸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플래스틱, 세리믹, 동 드리퍼. 모두 칼리타 제품>

재질 고민이 끝났으면 그 다음은 드리퍼의 종류의
따른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칼리타는 드리퍼 바닥에 3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물 빠짐이 빠르고 일정하다. 칼리타 계열의 드리퍼는 추출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커피 맛이 부드럽고 핸드드립을 할 때마다 일정한 맛을 내기 쉽다.


고노, 하리오 계열의 경우 바닥에 비교적 큰 구멍
한 개로 물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커피 추출 속도가 빠르다. 추출 방법이나 물의
양 조절을 잘해야만 과추출로 인한 쓴맛을 막을 수 있다.


멜리타 역시 바닥에 물 구멍이 하나지만 고노나 하리오
계열에 비해 작아 드리퍼 밑 부분에서 물이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길다. 따라서 자칫
커피를 우려내는 시간이 길어 질 수 있으니 추출 시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드리퍼는 폴리프로필렌 재질이 가장 저렴하고 관리가
쉽다. 게다가 물 구멍 역시 3개인 드리퍼가다루기 쉽기 때문에 보통 초보자에게는
칼리타 계열의 드리퍼를 가장 많이 추천하는 편이다. ‘국민 드리퍼 세트’인 <칼리타
101 드립 세트>는 2인용에 해당하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용량이다. 드리퍼와
드립 서버가 함께 들어있다.


서버
서버란 드리퍼를 통해 추출된 커피가 담기는 유리병이다.
보통 핸드드립은 에스프레소처럼 추출한 다음 물에 섞어 마시기보다는 원하는 만큼의
커피를 한번에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커피 용량 조절을 위해 서버에는 계량
눈금이 새겨 있다. 서버의 유리 재질은 열에 강한 내열유리다. 하지만 강화유리가
결코 아니므로 충격에 주의하자. 유리가 얇게 깨지기 쉽기 때문이다. 드리퍼가 있고
커피 용량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면 서버 없이 드리퍼 밑에 머그컵을 놓고 커피를
추출해도 문제가 없다.


필터
곱게 갈아 놓은 원두에서 커피만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드리퍼 안에 반드시 필터를 끼워야 한다.보통 종이 재질을 많이 사용하고 융 재질도
더러 쓰인다. 융 재질의 필터는 융 자체가 필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융 드리퍼의
경우 별도의 필터가 필요하지 않다. 필터의 역할은 말 그대로 곱게 간 커피가 추출액에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종이 필터는 드리퍼 종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사용하는
드리퍼와 같은 제조사 것으로 고른다. 보통 형태에 따라 눈으로 구분 가능한데 사다리꼴
모양의 경우 칼리타 계열, 고노 계열은 원추형으로 생겼다. 펄프를 주로 쓰며 필터
색상은 황색과 흰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종이 필터는 원두에 함유된 기름 성분을
종이가 빨아들여 커피맛이 깔끔한 편이다.


융(Flannel) 필터는 한쪽면은 직모, 반대쪽은 기모로
이루어진 천 형태다. 필터만으로 커피 추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커피를 추출할
때 융 드리퍼를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전용 받침대가 필요하다. 융 필터는 내부에
기모가 물 흐름을 조절해 원두에 포함된 기름 성분이 그대로 추출된다. 따라서 커피맛이
부드럽고 풍부한 맛과 향의 커피 추출이 가능하다. 대신 필터 관리가 까다롭고 추출
기술 없이는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드립 포트
커피 추출을 위해 필요한 주전자로 드리퍼 다음으로
중요하다. 가느다란 주둥이는 커피 추출을 할 때 필요한 만큼의 물을 일정하게 조절하기
위해서다. 흔히 스테인리스와 동 재질 두 가지로 나뉘며 일반적으로 저렴하고 직화로
가열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재질의 드립 포트를 많이 쓰는 편이다. 동 재질은 열에
민감해 변색이나 변형이 될 수 있어 직화는 불가능하지만 열 전도율이 좋아 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스테인리스
드립 포트, 동 드립 포트>

그라인더
원두는 갈려서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부터 맛과 향이
변하는 산화과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그때그때 갈아서 쓰는 것이 좋다.
그라인더는 이렇게 볶은 원두를 원하는 입자 크기로 갈기 위한 기구다. 사용 용도에
따라 조절 가능하고 편리한 전동식 그라인더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개인용으로
사용하기 벅차다.


그래서 핸드드립을 할 때는 보통 손으로 돌리면서 원두를 가는 핸드밀을
많이 쓴다. 핸드밀은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야만 오래 사용할 수 있고 기존에 오래된
원두 가루가 커피에 섞이지 않는다. 보통 핸드밀 재질은 스테인리스이고 원두를 가는
톱니의 경우 세라믹 재질이 주로 쓰인다.



<포렉스
수동 핸드밀, 칼리타 맷돌형 핸드밀, 칼리타 전동 핸드밀>

시계, 온도계
시계와 온도계는 추출 시간과 핸드드립을 위한 적정
물 온도를 맞추기 위해서 필요하다. 뜸 들이는 시간을 비롯해 원두에 따라 1차, 2차,
3차… 커피 추출 시간을 지켜야만 과추출로 인한 나쁜 맛을 막을 수 있다.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초시계까지 써야 하나 생각할 수 있겠다.


커피 추출 시간을 엄수해야
하는 이유는 보통 좋은 향과 맛은 추출 초기에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 너무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하면 커피의 수용성 성분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아 전체적으로
쓴맛의 커피가 된다.


커피 맛의 특징인 신맛과 단맛이 거의 없다. 반대로 너무 오래
커피를 추출(과다 추출)하면 보통 앞쪽 혀와 입천장에 닿는 부분이 텁텁하고 떫은
맛이 느껴진다. 추출 시간에 따라 커피 맛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이유는 커피에
포함된 약 27%의 수용성 성분이 핸드드립 과정으로 추출되기 때문. 이 중에 20%만이
좋은 커피맛을 내는데 필요하고 과다 추출이 될 경우 나쁜 맛을 내는 나머지 7%가
추출된다.


보통 적정 커피 추출시간은 약 2분 30초를 권장한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원두 종류나취향에 따라 약간의 조정은 필요하다.
물론 이런 노하우가 좋은 바리스타를 판가름하는 척도다.


 


도전! 핸드드립


1.  먼저 드리퍼, 서버, 포트, 잔을 뜨거운
물에 담가 예열을 해둔다. 그냥 상온에 보관하던 핸드드립 도구를 커피 추출할 때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보다 맛있고 정성 어린
커피를 우려낼 수 있다.


2.  드리퍼 안에 끼우는 종이 필터 아래쪽
접착면을 안쪽으로 접는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뒤집어 옆면에 접착된 부분을 같은
방법으로 접는다. 이때 귀퉁이를 접은 면은 서로 반대 방향이어야 한다. 필터 안쪽에
손을 넣고 벌린 다음 밑면 꼭지점을 손가락으로 눌러 필터 바깥쪽에 튀어나온 양쪽
귀(?) 부분을 위쪽으로 접는다.


3.  필터를 드리퍼에 올려 놓고 곱게 간
원두(0.5~1mm, 고춧가루 굵기 정도)를 넣는다. 원하는 양만큼 원두를 넣었다면 살짝
흔들어 원두가 쌓인 윗면이 평평해지게 만든다. 이때 에스프레소 머신에서나 쓰는
탬핑을 할 경우 물이 흐르는 틈이 없어져 커피 추출이 제대로 안 된다.


4.  다음은 본격적인 커피 추출을 위한
준비과정인 ‘뜸 들이기’다. 원두 전체를 골고루 적시도록 물을 뿌린다. 물은 커피
표면에서 3~4cm 위에서 팔 전체를 이용해 부드럽게 포트를 돌리면서 뿌릴 것. 추출
시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으로 포트 손잡이를 잡고 엄지로 손잡이 윗부분을
감싸 쥐면 안정적인 자세가 된다. ‘손목이 아닌 어깨로 돌린다’는 느낌으로 중앙에서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바깥쪽 방향까지 돌려가며 골고루 뿌린다. 단 물줄기가 필터에
닿는 것은 금물. 드리퍼 벽을 타고 흘러 들어간 물은 커피의 맛을 떨어뜨린다. 뜸들이기
과정에서 필요한 물의 양은 서버 바닥에 물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적정량이다.


5.  ‘뜸 들이기 -> 1차 추출 ->
2차 추출’ 방식이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표준 추출 시간인 2분 30초 동안
뜸 들이기부터 2차 추출까지 가능해 생긴 방식. 약 30초간 뜸 들인 후 커피 사이에
틈이 벌어지면 1차 추출을 시작한다. 보통 중앙부터 오른쪽 가장자리를 따라 원을
그려가며 물을 붓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물줄기가 끊기지 않고 일정해야 한다. 드리퍼
내부의 필터 가장자리 1cm 부근까지 물을 부었다가 멈춘 후 물기가 거의 빠져 나가
가라앉는 시점에 2차 추출을 하면 된다.


IT조선 김재희 기자 wasabi@chosunbiz.com
상품전문 뉴스채널 <IT조선(i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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