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메이커는 보통 덩치가 크다. 커피를 여러 잔 뽑아내기 위해 물 탱크도 넉넉해야 하고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한 물을 끓여내는 보일러 역시 만만치 않은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두를 적당량 갈아 탬핑을 하고 추출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자연스럽게 가정용 커피 메이커 시장에서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이유다. 혹자들은 더러 이런 일련의 과정을 바리스타의 영역이라 치부하는 경우도 적잖다.

 

여기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자동 에스프레소 메이커다. 잘 볶은 원두만 보관함에 넣어두면 에스프레소 제작에 필요한 적당량의 원두만을 갈아 자동으로 향긋한 커피를 뽑아낸다. 최근 대세라고 하는 캡슐형 커피메이커 역시 이런 기류에 동승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들 커피 메이커 역시 단점은 있다. 바로 설치 공간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쓰는 머신 보다야 훨씬 작지만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떡 하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 커피 메이커의 영역 싸움에 반기를 든 제품이 출시됐다.

 

 

덴마크에서 50년 이상 고집스럽게 커피 머신만 만들었다는 SCANOMAT의 TOP BREWER는 주방 카운터 안에 커피메이커를 빌트인한 제품. 수 년 전부터 일반 가정으로 불어 닥친 빌트인의 여파는 이제 커피 시장까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

 

물 탱크를 비롯 보일러 시스템, 듀얼 그라인더까지 테이블 속으로 꼭꼭 숨기고 언제나 동일한 뜨거운 물과, 스팀, 분쇄된 원두를 제공한다.

 

 

테이블 밑에 은둔 한다고 해서 이 녀석의 성능을 결코 얕봐서는 안 된다. 드립 커피의 경우 15초만에 내려내고 에스프레소 한잔은 25초면 뚝딱 뽑아내니까. 그런데 커피 메뉴나 양 조절은 어떻게 하냐고? 버튼이 있으면 좋으련만 이 제품은 최신 트렌드인 미니멀니즘까지 최대한 반영했다.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조절한다.

 

자동으로 청소를 하니 테이블 밑에 들어가 낑낑대며 닦을 필요도 없다. 그냥 스마트폰에서 ‘청소’ 버튼만 누르면 끝난다. 물론 마키아토나 라테 같은 커피도 버튼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마치 고급 카페에서 점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아가며 우아하게 메뉴판을 고르듯이 말이다.

 

 

IT조선 김재희 기자 wasab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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