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톡 제한·단말기 부족도 암초

 

대형마트가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을 진출을 예고하고 '보이스톡' 서비스 제한이라는 암초까지 등장해 중소 MVNO 사업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4일 통신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MVNO 사업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VNO는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저렴한 요금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일명 '알뜰폰'으로 불린다.

 

현재 MVNO 사업자들은 대부분 중소업체여서 단말기 수급과 판매망 부족으로 세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넓은 유통망을 보유한 대형마트가 MVNO에 진출하면 기존 중소 MVNO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마트[139480] 관계자는 "MVNO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MVNO 사업자인 프리텔레콤과 제휴해 MVNO 휴대전화를 판매했던 것도 "MVNO의 사업성을 시험해봤던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032640] 등과 MVNO 사업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통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과 직접 진출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아직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단계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두 사업자가 KT[030200]와 손잡고 연내 MVNO 사업을 시작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도 MVNO 진출설에 휩싸여 있으나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대형마트들이 MVNO에 관심을 두는 것은 '휴대전화 자급제(블랙리스트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다양한 유통망에서 휴대전화를 사고팔 수 있는 자급제 체제에서는 전국에 유통망을 가진 대형마트가 통신업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MVNO 사업자들은 대형마트 진출 이후의 경쟁을 걱정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온세텔레콤[036630]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진출은 부담스럽지만 MVNO 시장이 커질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온라인 몰 등 다양한 유통망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MVNO 사업자들이 예상 못 한 복병이 또 있다. 지난달 카카오톡이 내놓아 화제가 된 '보이스톡' 등 데이터 기반 무료음성통화(mVoI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MVNO 사업자들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망 제공 사업자의 정책 때문에 mVoIP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보이스톡을 사용해보니 된다"는 MVNO 사업자도 있지만 이통 3사와의 계약상으로는 MVNO에서 mVoIP 사용이 불가능하다.

 

SK텔레콤[017670]과 KT 등은 3세대(3G) 서비스의 경우 월 5만4천원 이상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mVoIP를 허용하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없는 MVNO 서비스들은 mVoIP를 제공할 수 없다.

 

온세텔레콤 관계자는 "KT의 망을 빌려쓰는 MVNO 사업자이기 때문에 KT의 망 정책을 동일하게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통화에 특화된 월 7만7천원짜리 요금제를 두고 있지만 데이터가 무제한이 아니기 때문에 mVoIP가 막혀있다.

 

최근 mVoIP 요금 하한선을 폐지한 LG유플러스의 망을 빌린 MVNO 사업자도 mVoIP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용제한이 전면 해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MVNO 사업자들과 아직 협의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허용 가능성은 있지만 논의를 통해 고민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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