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합리적 관리·이용 기준안'…사실상 통신사 손 들어줘

 

스마트TV·동영상 서비스·N스크린서비스 등도 '타격'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바일인터넷 전화(mVoIP),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등 유뮤선 인터넷 서비스의 통신망 접속제한 권한을 이동통신사에 사실상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방통위는 13일 인터넷 망중립성 이슈에 대한 통신사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사이의 가이드라인인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을 발표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유무선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는 망 과부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제한적으로 트래픽 관리를 시행할 수 있다.

 

기준안은 특히 통신사가 무선인터넷서비스의 요금제에 따라 mVoIP 트래픽의 제한 여부 또는 제한의 수준을 다르게 규정하는 경우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이통사가 보이스톡, 라인, 마이피플 같은 mVoIP 서비스를 일정 요금제 이상의 가입자에게 한정된 데이터량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현행 방식을 인정하는 것이다.

 

현재 LG유플러스[032640](U+)는 전체 가입자에게 mVoIP를 허용하되 요금제에 따라 30MB~1.5GB의 데이터를 mVoIP로 허용하고 있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는 5만원대 이상의 요금제 가입자만 180MB~3천MB의 mVoI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준안은 무선인터넷에서 데이터 사용량 한도를 초과한 이용자에 대해 동영상 서비스(VOD) 등 대용량 서비스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것도 허용했다. 이통사가 가입자 개인에 대해 데이터 이용을 제한하는 것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아울러 통신사가 공신력 있는 표준화기구가 제정한 표준을 준수하지 않는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한하는 경우도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이통사가 P2P(파일공유) 서비스의 전송 속도와 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TV나 티빙·푹TV 같은 N스크린서비스의 트래픽도 규제할 수 있게 했으며 이용자 접속이 많은 특정 시간대에 P2P 트래픽 전송 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도 허용했다. 유선인터넷에서 월별 사용량 한도 초과 이용자의 경우 전송속도를 제한하거나 초다량이용자(해비 유저)의 트래픽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악성코드·바이러스 대응 ▲망의 보안성 및 안정성 확보 ▲미성년자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부모의 접속차단 요청 ▲푸시 알림 기능 관련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표준을 준수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트래픽 제한 등을 이통사의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가 사업자 규제 등에 적용할 트래픽 관리의 합리성 판단 기준으로 ▲트래픽 관리 정보 공개 여부(투명성) ▲이통사의 행위가 트래픽 관리의 목적·동기에 부합하는지(비례성) ▲유사 형태의 콘텐츠 등에 대해 차별해 취급하지 않았는지(비차별성) ▲망의 유형과 구조, 서비스 제공 방식, 주파수 자원의 제약(기술적 특성)을 제시했다.

 

단 통신사가 트래픽 관리를 할 때는 이용 약관을 개정해야 하며 트래픽 관리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유사한 콘텐츠, 앱, 서비스, 기기 등을 불합리하게 차별해서도 안된다고 명시했다.

 

또 통신사에게 트래픽 관리의 범위와 트래픽 관리가 적용되기 위한 조건, 절차, 방법, 이용자 자신의 트래픽 사용 현황 등 관련 정보를 고지할 의무도 부여했다.

 

방통위는 "통신사업자의 자의적인 트래픽 관리를 막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트래픽 관리의 범위와 판단기준을 마련한 것"이라며 "트래픽 관리 관련 분쟁이 발생할 때 사후 규제를 위한 판단기준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이용과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 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준안을 업계에 알린 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망중립성 관리 기준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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