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IT시장을 이끌어나갈 핵심 트렌드는 무엇일까. 2013년을 이끌 IT업계의 트렌드로 터치, 하이브리드, 모바일, 빅데이터 등 4가지 테마를 꼽아봤다. 이들 주요 핵심 테마를 통해 현재의 기술발전 정도와 올해 IT시장의 나아갈 방향, 그리고 이로 인한 우리 일상의 변화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2013 IT 트렌드 / 1부 터치 ① 터치 패널 기술, 어디까지 왔나?

                                    ② PC업계 터치 적용 가속화, 관련 제품 쏟아져

                                    ③ 멀티터치, 감성으로 진화하다

                                    ④ 터치, 특허 전쟁

 

터치스크린 사용 늘면서 관련 특허 출원도 크게 증가

 

▲ CES 2013에서 관람객들이 대형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는 모습

 

터치스크린(Touch Screen)을 사용하는 기기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내비게이션 등이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도 전체적인 크기를 줄이기 위해 화면에 입력창을 표시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적극 채용해온 탓이다. 터치스크린은 그 어느 입력방식보다 직관적이고, 조작이 정확하며, 신속해 이를 사용하는 제품의 수는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터치스크린 시장의 확대와 함께 터치 관련 특허 출원 또한 지속적으로 늘었다.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 출원은 1990년대부터 발생해 2005년부터는 연 100건 이상씩 출원되기 시작했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에는 세계적으로 한 해 동안 450여 건이 넘는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가 출원되기도 했으니 터치 기술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 최다 보유국은 일본, 한국, 미국 순

 

터치스크린에 관한 특허 출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40%)이며 그 뒤로 한국(31%), 미국(19%), 유럽(10%)이 뒤를 잇는다(한국경영과학회 2011년 논문 자료 발췌).  

 

국가별 터치스크린 특허 종류를 살펴보면 일본은 저항막(감압식) 관련 특허가 가장 많고(286건) 한국과 미국은 정전용량(정전식) 관련 특허가 가장 많았다(한국 127건, 미국-117건).

 

결과적으로 일본은 저항막 관련 특허를 1990년부터 가장 많이 출원했지만 정전용량 방식의 터치스크린이 스마트폰의 주류가 됨에 따라 2006년~2007년 경 정전용량 관련 특허가 대거 출원됐다. 정전용량 터치스크린의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가 미국과 한국이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 두 나라가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멀티터치 관련 특허 출원, 5년새 24배 이상 증가

 

한편 국내에서도 멀티터치 기술과 관련된 특허 출원이 2006년을 시작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2006년 5건이던 멀티터치 특허는 2009~2011년에는 연평균 122건으로 급증했다. 게다가 기업이 아닌 일반 개인의 특허 출원 비율도 14.6%나 됐다(2012년 5월 특허청 자료).

 

▲ 터치 디바이스의 증가는 곧 멀티터치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특허 유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멀티터치 시 터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극을 개선한 터치스크린 등 터치 장치 관련 기술이 267건(58.0%)으로 가장 많았고, 아이콘을 멀티터치하면 원터치한 경우와 다른 동작을 실행하는 제어방법 등 휴대단말기 동작방법 관련 기술이 88건(19.1%), 멀티터치를 한 신체부위를 판별하는 방법 등 UI 관련 기술이 32건(7.0%), 기타 73건(15.9%) 등으로 조사됐다.

 

 

애플, 정전식 터치 관련 특허로 관련업계 압박

 

이렇게 터치스크린 관련 특허 출원이 급증하자 기업들은 특허가 제품 개발에 제동을 걸 수도, 혹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즈음 애플은 노키아, 팜(Palm) 등과 특허소송을 벌였는데 애플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알짜 특허들을 취득한 상태여서 다른 기업들은 애플에게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거나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애플은 사용자가 화면을 정확히 터치하지 못해도 사용자의 터치 패턴을 소프트웨어가 기억하고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휴리스틱스 특허’, 웹페이지 스크롤을 끝까지 내렸을 때 스크린 하단을 튕겨서 페이지 최하단임을 알려주는 ‘바운스백 특허’, 동시에 여러 개의 터치점을 인지하고 적용할 수 있는 ‘멀티터치 특허’ 등을 출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애플은 전세계 스마트폰 최다 판매기업이 된 삼성전자에게 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

 

▲ 애플이 특허 출원한 터치스크린 도면(※ 이미지 출처 : http://hrmpf.com)

 

 

그런데 애플의 전방위적인 특허 압박이 지나치게 과했는지, 미국 특허청이 얼마 전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와 휴리스틱스 특허를 무효로 판정했다. 대신 애플은 정전식 멀티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에 관한 특허를 인정 받았는데, 이 특허는 정전식 단말기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어 거의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에게 위협받게 됐다.

 

한편 애플은 스마트폰 선구자를 자처하다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나아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무섭게 성장하자 2011년 4월부터 UI, 디자인, 포장, 터치 등 다방면에 걸쳐 소송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수위 높고 전세계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소송전에서 애플의 특허 무효소송 및 삼성전자의 통신기술을 침해했다며 동시에 소송을 걸었다. 아직 완전히 결판나지 않은 소송전은 승자에게 엄청난 권한을, 패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게 돼 전세계 제조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은 다른 안드로이드 진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구글은 2011년 8월 15일,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인수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표면적인 이유는 모토로라의 다양한 특허를 구입함으로써 안드로이드 진영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다. 실제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가 중 특허 가치는 55억 달러’라 밝힌 바 있고 노키아도 기 보유하고 있는 관련 특허를 자산으로 활용해 로열티 수입에 이용하기 시작했으니 터치 관련 특허전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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