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폰 지킴이' 서비스…스마트폰 웹 접속 기록 부모에 원격 전달

 

자녀의 모바일 웹 접속 기록을 부모의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LG유플러스의 서비스가 청소년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9일 자체 서버에 등록된 700만개의 유해 웹사이트와 2만2천개의 유해 애플리케이션에 청소년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는 '자녀폰 지킴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청소년 명의의 스마트폰이 유해 사이트나 유해 앱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의 서비스는 SK텔레콤이나 KT[030200]도 이미 도입한 바 있지만 LG유플러스는 더 나아가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토록 했다.

 

부모가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앱과 웹사이트를 자신의 스마트폰에 직접 등록하면 원격으로 해당 콘텐츠를 자녀의 휴대전화에서 차단하거나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자녀가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웹사이트의 목록과 접속 횟수, 접속 일시 등의 통계 정보를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보내주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부모가 청소년들의 사생활을 매우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부모는 꼭 유해정보가 아니더라도 자녀가 어떤 웹페이지를 얼마만큼 이용했는지, 몇 차례나 이용했는지 알 수 있고 검색 사이트를 이용한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단어를 검색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포털사이트의 지식 검색이나 뉴스 검색을 통해 어떤 것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지를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과 자녀의 스마트폰에 서비스 앱을 설치해야 이용할 수 있는데, 부모가 서비스를 탈퇴하기 전에는 자녀가 임의로 서비스 앱을 삭제할 수 없게 돼 있다.

 

자녀가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경우 부모는 통신사와 관계없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자녀 휴대전화 1대당 2천원이다.

 

LG유플러스는 이 서비스의 대상이 되는 '자녀'의 나이제한을 두지 않아 제도상으로는 20대 이상의 성인과 그 부모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인권단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독립적인 주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 놓은 서비스로, 청소년들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해 정보가 아닌데도 부모가 자의적인 기준으로 접속을 막을 수 있게 한 부분은 정보 접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미성년자의 중독성 게임이나 음란 웹사이트 접속으로 인한 피해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부모가 직접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원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서비스일 뿐 인권을 침해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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