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냉각 사이클 끝나면 다시 더워질 것"

 

지난 1998년부터 지구 온난화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현상은 태평양 일부 지역에서 수온이 낮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BBC뉴스와 NBC 뉴스가 28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SD) 과학자들은 수온이 낮아진 면적은 지구 전체의 8%에 불과하지만 이 곳의 찬 물이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지구 전체의 온난화 효과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들은 그러나 태평양 수온 저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만간 다시 더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19세기 중반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10년 가운데 1998년 한 해만 빼고 9년은 2000년 이후에 몰려 있을만큼 이 시기는 유례없는 더위가 이어졌다.

 

이 시기에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기록적으로 높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의 온난화 속도는 1980~1990년대에 비해 오히려 느려졌다.

 

1998년 이후 태평양에서는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4년동안 일어났지만 이와 반대로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이 일어난 것은 두 해 뿐이었다. 이처럼 라니냐가 우세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뜻밖의 현상을 설명하려고 애쓰면서 여러가지 가설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합의는 없었다.

 

연구진은 일시적인 온난화 둔화의 원인으로 대기 중 햇빛을 반사하는 수증기와 검댕 등 연무질이 증가한데 따른 냉각 효과, 또는 기후의 자연적인 변화 , 특히 적도 태평양의 수온 저하 등 두 가지 원인을 의심했다.

 

적도 태평양은 엘니뇨-남방진동(ENSO)이라고 불리는 자연적인 순환이 일어나 `지구 기후 시스템과 대기 순환의 기관실'로 불리는 곳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ENSO보다 훨씬 오래 지속하는 태평양 10년주기진동(PDO)에 주목해 동태평양 표면 온도라는 새로운 요소까지 포함한 역동적인 기후 모델을 개발했다.

 

복사강제력(태양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력)을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일한 요소로 계산한 기존 모델에서는 대체로 실제 관측치와 비슷한 온도가 나왔지만 지난 15년은 예외였다.

 

그러나 적도 태평양 수온까지 고려한 새 모델에서는 실제처럼 온난화가 둔화되는 결과가 나왔다.

 

새 모델을 적용하면 온난화 둔화가 시작된 후 일어난 2003년의 유럽 폭염과 2010년 러시아 폭염, 2012년 미국 폭염들이 모두 설명된다.

 

연구진은 그러나 2012년 북극 해빙(海氷) 면적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데서 보듯 기후 온난화는 계속되고 있는데 지구 평균 기온은 1998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이런 모순된 현상은 겨울과 여름철 기온이 각기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도 태평양의 영향력은 겨울철에는 가장 강하지만 여름철에는 가장 약해 이산화탄소가 여름철 기온과 해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태평양이 비교적 저온이었던 마지막 시기는 1940~1970년 사이 30년간이었으며 이는 온난화의 일시적 둔화와 시기적으로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수십년에 걸친 해수 냉각 추세가 끝이 나면 수온이 다시 상승할 것이며 그 때는 지구 기온도 다시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이들이 분석한 기간의 관측 자료를 보면 지구 표면의 온난화가 일시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열기는 계속 어딘가에 갇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그 열기는 깊은 바다에 갇혀 있음이 거의 확실하다"고 논평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