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미징 사업부를 무선 사업부 산하에 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무선 사업부의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 기술 경쟁력 등을 이미징 사업부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미징 사업부가 쌓아온 광학 기술을 무선 사업부 주력 부문인 스마트폰 카메라에 접목,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 전략은 일견 타당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인지도, 무선 사업부의 잘 짜여진 유통망과 풍부한 자금은 이미징 사업부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삼성전자 이미징 사업부의 광학 기술은 이미 많은 사진가들에게 인정받은 상태이므로, 스마트폰과 융합은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두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두 부문의 장점만을 취하되, 제품 기획까지 획일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미징 사업부에서 다루는 디지털 카메라와 무선 사업부에서 다루는 스마트폰은 엄연히 제품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무선 사업부의 기술을 도입하는 데 신경쓸 게 아니라 사용자들이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는 사진을 찍는 광학 기기이므로 화질을 우선시해야 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광학 제품으로서의 기본기를 튼튼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라인업과 교환식 렌즈군, 액세서리 확충 및 로드맵 구성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면에서 이제 막 시장이 열린 35mm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삼성전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무선사업부는 이미징 사업부가 일구어놓은 광학 기술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이미지 센서와 렌즈 크기가 작은 만큼 사진 화질이 떨어진다. 이 화질 차이를 상당 부분 완화해주는 것이 렌즈 기술이다. 삼성전자 NX 렌즈의 화질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갤럭시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의 매력을 더해주는 디지털 필터,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 등 삼성전자 이미징 사업부가 확보한 기술을 스마트폰에 가미한다면 기기 자체의 매력도 올라갈 것이다.

 

만일, 삼성전자가 각 부문의 기본기를 튼튼히 하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와 갤럭시 시리즈와의 성급한 컨버전스에만 집중한다면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셀카 촬영 기능으로 여성 사용자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끈 삼성전자 MV800의 성공이, 안드로이드라는 혁신을 도입했음에도 시장에서 냉담한 반응을 얻은 삼성전자 갤럭시 NX의 실패가 그 증거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해 삼성전자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시너지 효과를 낼지, 아니면 역효과를 낼지. 곧 있을 CES 2014, 그리고 2014년 9월에 열릴 포토키나는 이를 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다.

 

 

 

 

 

 

 

IT조선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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