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는 많은 이슈가 있었다. 다양한 기술과 혁신적인 개념을 지닌 신제품이 다수 공개됐고, 이들은 곧 2014년을 이끌 새로운 유행과 시장을 만들어냈다. 2013년을 빛낸 디지털 카메라 시장 7대 뉴스를 살펴본다.
1. 시그마, 렌즈 마운트 교체 서비스 지원
지금까지,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은 카메라를 바꿀 경우 그동안 사용하던 렌즈군 모두를 바꿔야 했다. 하지만, 시그마가 렌즈 마운트 교체 서비스를 선보임에 따라 사진가들은 렌즈 하나로 모든 마운트 DSLR 카메라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시그마 마운트 교체
서비스. 출처 : 시그마 홈 페이지>
시그마 렌즈 마운트 교체 서비스는, 교환식 렌즈의 광학 성능은 유지한 채 마운트만 바꿔주는 것이다. 예컨대 캐논 EF 마운트 시그마 렌즈를 사용하던 사진가가 니콘 F 마운트 카메라를 구입할 경우, 카메라에 따라 렌즈를 모두 바꿔야 했다. 하지만, 시그마 렌즈 마운트 교체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마운트만 교체하면 캐논 EF 마운트 렌즈를 니콘 F 마운트로, 니콘 F 마운트를 소니 알파 마운트로 바꿀 수 있다.
즉, 교환식 렌즈를 한 번 구입하면, 마운트 교체에 따라 거의 모든 렌즈교환식 카메라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그마는 렌즈 마운트 교체 서비스를 미러리스 카메라용 렌즈군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2.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개막
2009년 마이크로포서즈에서부터 시작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은 4년 여만에 급격히 성장했다. 보급형, 중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에 이어 2013년에는 최상위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이 형성돼 눈길을 끈다.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올림푸스 OM-D E-M1>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 선두주자 파나소닉은 플래그십 라인업 루믹스 GH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던 중,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로 소니가 a7 시리즈, 올림푸스가 PEN E-P5와 OM-D E-M1을 선보임에 따라, 사용자들은 높은 본체 성능을 지닌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보급형-중급형-중고급형-고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라인업이 완비됨에 따라, 미러리스 카메라 제조사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캐논, 니콘, 후지필름 등 미러리스 카메라 후발 주자들의 플래그십 모델 출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3.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사랑 받아
2013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본체 크기에 DSLR 카메라급 화질을 지닌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가 각광받았다.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의 장점은 휴대성과 화질을 모두 지녔다는 점.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는 미러리스 카메라와 유사한 콘셉트를 지녔지만, 디자인과 휴대성 면에서 이들보다 앞선다.
<프리미엄 콤팩트의 대명사, 후지필름 X100s>
후지필름 X100s, 소니 사이버샷 RX100 및 RX1, 리코 GR 등이 2013년을 뜨겁게 달군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다. 가볍고 작지만, 화질은 매우 우수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의 인기는 2014년에도 이어질 것이다. 이들의 성능이 점차 높아지고 가격은 꾸준히 내려가고 있기 때문.
4. 안드로이드, 디지털 카메라와 만나다
스마트 디바이스용 운영 체제, 안드로이드가 디지털 카메라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 부문의 선두는 단연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12년 안드로이드와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갤럭시 카메라를 발표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2013년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가 적용된 미러리스 카메라, 갤럭시 NX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안드로이드와 삼성전자의 합작품. 갤럭시 NX 출처 : 삼성전자)
이들 제품은 사진 무선 공유, 본체 원격 조종은 물론이고 각종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다만, 불편한 조작감과 긴 초기 부팅 시간 등은 아직 안드로이드 디지털 카메라들이 풀어야 할 난제다.
5. 35mm 디지털 카메라 시장 급성장
2013년은 35mm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급성장한 시기다. 캐논 EOS 6D, 니콘 D600-D610 등 스탠다드급 35mm DSLR 카메라들이 시장을 견인했다. 이어 니콘은 필름 카메라의 디자인과 디지털 카메라의 성능을 융합한 35mm DSLR 카메라 Df를 내세웠다. 무엇보다도, 35mm 미러리스 카메라 소니 a7 / a7R이 등장했다는 점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지 센서 성능과 시장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는 만큼, 2014년에도 35mm 디지털 카메라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6. 광학 로우패스 필터 제거된 디지털 카메라 유행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에는 색 간섭과 모아레를 방지하기 위해 광학 로우패스 필터가 장착된다. 이 광학 로우패스 필터는 미세하게 해상력을 떨어뜨리는데, 2013년에는 이를 제거한 디지털 카메라가 다수 출시됐다. 니콘은 3630만 화소 DSLR 카메라 D800E, 그리고 중급 DSLR 카메라 D7100과 보급형 DSLR 카메라 D5300의 광학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했다.
<로우패스 필터 삭제된 소니 a7R>
소니 역시 RX1R, a7R 등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의 광학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했다. 펜탁스는 기본적으로 광학 로우패스 필터가 없지만, 센서 시프트 기능을 응용해 이 효과를 재현하는 로우패스 셀렉터라는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7. 렌즈 제조 명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속속 참전
슈나이더, 라이카, 칼 자이스 등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렌즈 제조사들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슈나이더는 마이크로포서즈 연합에 신규 가입했으며, 라이카는 파나소닉과의 협약을 통해 마이크로포서즈 마운트 렌즈를 선보이고 있다. 칼 자이스는 미러리스 카메라 전용 렌즈군, Touit 시리즈에 이런 초 고화질 SLR 카메라 렌즈군 Otus를 선보였다.
<칼 자이스 명품 렌즈군, Touit>
디지털 카메라에서 화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렌즈다. 이런 면에서 렌즈 제조 명가들의 시장 진출은 중, 상급 사진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물론, 이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 전체 측면에서 볼 때에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