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금융지주] ① 금융지주회사 존속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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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1 20:05 | 수정 2014.07.02 12:29

 


지난 2000년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허용된 이후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국내 대다수
금융기관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금융그룹 스스로의 판단보다는 인센티브
제공에 힘입은 정부의 드라이브 정책에 의해서다. 당초 금융지주회사라는 틀 안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내부적으로는 자회사 간 겸업 확대와 비용축소 등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과의 권력투쟁과
갈등이 모든 금융지주회사에서 발생하면서 국내 금융 산업 전체를 망치는 필요악으로
전락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금융 산업 환경과 현 금융지주 제도의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IT조선 김남규
기자] 국내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졌던 금융지주회사
제도의 존속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초기 도입 시 기대했던
지주회사 제도 운영에 따른 경제적 득보다 실이 크고, 각종 적폐에 따른 사회적 혼란
야기로 인해 금융지주체제 유지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분리 매각에 따른 국내 1호 금융지주회사의 해체는 지주회사 체제가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선책이 아니었음을 반증하고 있으며, 지주회사 체제 도입을 끝까지
반대한 IBK기업은행이 그동안 큰 부작용 없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점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정부가
지난 2000년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허용한 후,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과의 권력투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 내부통제력 상실에 따른 각종 금융비리 사건과 하루가 멀다고
발생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대한민국 사회의 기반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현시점에서 금융지주회사를
되돌아보면 초기 기대와 달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만큼 대형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렇다고 비은행지주회사의 발전도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수익증대 및 비용절감
효과도 더 이상할 기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외형상 덩치만 키웠을
뿐 체력을 기르지 못해 정책적으로 만들어 낸 '허약한 뚱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최근에는 금융지주회사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현 지주체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미국, 일본, 한국이 주로 사용하는 겸업방식이다. 금융지주가 미국에서 먼저
발생한 만큼 기업문화와 조직생리가 다른 한국에서도 정착할 수 없었던 것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 같은 이유로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유럽의 국가들은 내부겸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앞으로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국제 표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수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금융산업은 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은 은행지주회사를
중심으로 금융그룹을 형성하고 보험회사는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금융그룹을 추진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다. 이에 반해 은행과 보험, 투자회사 등 분야를 뛰어넘어 하나의
금융지주로 묶어 두려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글로벌 트렌드와 갭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한국형
지주체제의 태생으로 이어졌다. 수익증대와 비용절감 효과가 미미하고  조직체계
효율성과 지배구조의 안정성도 두드러지지 않자, 해당 금융기관들은 비은행지주회사에
대해 비금융자회사 편입허용, 자회사 간 상호지원, 업무위탁, 임직원 겸직 허용,
매트릭스조직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초기 기대와 달리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잘 안 되기 시작하면서 자회사 간 장벽을 더 허물고 산업자본의
회사들도 비은행지주회사에 편입시키려 한 것이다. 이렇다 할 목적없이 덩치만
더 키우려 했고, 그 결과 권한과 책임이 완전히 분리된 기형적인 매트릭스 조직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움직임은
MB정권 시절 금융지주회사 4대 천왕 회장이 임명되면서 현실화 됐다. 분리 완화,
매트릭스체계의 허용, 금융기관 간 업무위탁 범위의 확대, 지주회사와 자회사간의
임직원 겸직허용 등이 모두 이 당시 도입됐다. 표면상으로는 다양한 법제도 완비
등을 통해 투자은행 육성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 것처럼 보였다.


 


자본시장법이 제정되고
금산분리 완화가 추진할 당시만 해도 은행을 대신해 증권사가 이름을 바꾼 금융투자회사들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과 현실은 달랐다. 2000년 대형금융그룹
탄생을 위해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고 2007년 8월 자본시장법을 제정했지만
과거와 달라진 게 없었다.


 


심지어 은행이 지주회사의
형태를 취했을 때, 이익 및 비용에 관한 초과성과는 더욱 악화됐다. 이득보다는 비용만
늘어난 셈이다. 또한 은행이 금융지주회사의 형태를 통해 다각화 했을 때 지주회사가
아닌 형태의 다각화를 시도했을 때보다 추가적인 이득이 없었다.


 


다양한 문제가 표출되자
금융위는 '금융기관에 대한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과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사회의 역할 명문화, CEO후보추천위원회 설치 및 CEO
승계관리,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공개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러한 처방
역시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것이었다. 지주회사체제가 한국의
기업문화와 법률체계에서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통제
강화를 위해 MB 정권은 속칭 4대 천왕이라 불린 '회장'들을 내려 보냈다.


 


이 결과 관치금융이
확대했고, 금융기관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간 금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당연시 되는 문화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 실력보다는 줄서기
조직문화를 키워왔고, 내부적으로 성장한 인재는 떠나갔다. 자리지키기에 급급한
인물들이 금융기관의 중장기적 경영전략을 고민할리 만무했다.


 


각종 적폐가 문제가
되자 급기야 금융지주회사 체제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사 체제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토론회에서는
현 지주회사 체제의 진단과 문제, 그리고 지주회사 폐지까지도 고려한 현 금융지주
체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날 김기식 의원(새정치연합)은 "본래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은행 중심의 금융산업에서 자본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금융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비은행영역의
리스크를 은행으로부터 분리할 목적으로 도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금융지주회사법 제정으로부터 14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금융회사의 업무 다각화는
요원하고, 은행이 60~9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지주회사 도입으로
달성하려 했던 목적은 퇴색한 지 오래고,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크게 갖는 기형적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임영록 KB금융 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 이순우 우리금융회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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