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체 '샤오미'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뜨겁다. 지난해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신흥강자의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짝퉁으로 인한 갖가지 스캔들로 인해 '샤오미=짝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과(애플) 열매 먹고 자란 좁쌀 '샤오미'

'샤오미'라는 이름 석 자 뒤에 늘 뒤따르는 대표적인 수식어는 바로 '짝퉁 애플'이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첫 제품 'Mi1'을 발표했을 당시부터 애플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를 떠올리게 하는 OS를 단말기에 탑재하며 도를 넘어선 '애플 베끼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거셌다.

 

레이쥔 샤오미 CEO (사진=기즈차이나)
레이쥔 샤오미 CEO (사진=기즈차이나)

특히 레이쥔 CEO는 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경영 스타일을 철저하게 연구한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신제품을 소개할 때는 직접 등장해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에 운동화 복장은 물론 프레젠테이션 방식까지도 '스티브잡스' 모습을 흉내냈다.

이에 미국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샤오미가 애플을 베끼는 일에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애플 따라잡던 '샤오미', 中 짝퉁에 몸살

'짝퉁 애플'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승승장구 하던 '샤오미'가 자사 제품을 모방한 중국 짝퉁 제품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국 IT전문매체 BGR에 따르면 레이쥔 CEO는 공식 석상에서 "샤오미 판매점에서 파는 어떤 물건도 사서는 안 된다"며 "샤오미의 모방 제품을 사지 말아 달라"는 황당한 당부를 하고 나섰다.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 샤오미 짝퉁 매장, 애플 매장, 삼성 매장(오른쪽부터)이 나란이 들어서 있는 모습
중국 선전 화창베이에 샤오미 짝퉁 매장, 애플 매장, 삼성 매장(오른쪽부터)이 나란이 들어서 있는 모습
샤오미의 모든 제품은 온라인에서만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간판까지 내걸고 버젓이 '샤오미 폰'을 판매하는 곳은 모두 짝퉁 업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선전에 위치한 ‘화창베이’에서는 '샤오미'의 간판을 내건 판매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샤오미'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호객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띌 정도다.

이런 현상을 두고 BGR은 "샤오미가 '짝퉁 샤오미' 확산 차단에 나선 것은 결국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모방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샤오미'가 결국 짝퉁으로 발목이 잡혔다는 분석이다.


모방 말아달라던 '샤오미',  또 '짝퉁'의 늪으로

모방 제품으로 몸살을 앓던 '샤오미'는 야심차게 선보인 신제품에서도 경쟁사의 제품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샤오미는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샤오미 노트'를 전격 공개했다. 스티브잡스 따라 하기를 지속해 온 레이쥔 CEO는 이날도 그를 연상시키는 청바지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신제품을 선보였다.

 

샤오미노트 (이미지=샤오미)
샤오미노트 (이미지=샤오미)

 

이날 현장에서 레이쥔은 "샤오미 노트가 아이폰6플러스와 화면 크기는 비슷하지만, 두께는 6.95㎜로 아이폰6플러스(7.1㎜) 보다 더 얇고 11g 더 가볍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제품의 두께를 줄이느라 후면 카메라가 튀어나올 수 밖에 없었지만, 샤오미노트는 두께를 줄이면서도 이 같은 점을 없앴다"고 덧붙였다.

제품이 공개된 직후 메탈 소재를 활용한 디자인은 '아이폰6플러스'와 닮았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줄을 이었다. 뿐만 아니라, 큰 화면을 강조한 신제품을 '노트'라고 명명하며 삼성전자를 겨냥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의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엣지'와 매우 흡사한 ‘샤오미 아치’라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샤오미의 '짝퉁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의 성장 동력이었던 ‘짝퉁 전략’은 머지않아 샤오미의 성장을 위협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