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S' 이통사 분실보험 악용한 꼼수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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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12 14:30 | 수정 2015.11.13 08:02

[IT조선 최재필]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운영하는 '휴대폰 파손·분실보험'을 악용해 새로운 단말기를 받아내는 꼼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아이폰6S' 등 고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이런 행태가 속속 드러나 이통사,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화면 깨진 아이폰6S? 공짜로 교체하는 방법 있습니다"

얼마 전 애플 '아이폰6S'를 구입한 30대 회사원 이성근(가명) 씨는 본인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겪었다. 이후 이 씨는 화면이 깨진 '아이폰6S'를 수리하기 위해 공식 AS센터에 연락을 해봤지만, 아직 화면만 수리하는 건 불가능하고 41만 9000원을 지불한 후 '리퍼'를 받아야 한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수십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던 이 씨는 결국 서울 시내에 있는 스마트폰 사설 수리 업체에 연락을 했다.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화면만 수리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씨는 "공짜로 아이폰6S를 받는 방법"이 있다는 사설 수리업체 관계자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통사 '휴대폰 파손·분실보험'으로 새로운 단말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6S플러스(왼쪽)와 아이폰6S

이 씨는 "수리비용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간단하게 새 '아이폰6S'로 받아내는 방법이 있다는 설명을 듣게 됐다"며 "다만 수리 업체 측은 전화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직접 수리점을 방문해 주길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설 업체 관계자한테 설명을 우선 듣고 방문을 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더니, 공짜로 받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해줬다"고 털어놨다.

이 씨가 사설 업체로부터 들은 '아이폰6S' 공짜로 받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이통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휴대폰 파손·분실보험'을 들어야 한다. 휴대폰 파손·분실보험은 단말기 구입일로부터 30일까지 가입할 수 있는데, '아이폰6S'는 출시된 지 한 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파손된 기기를 가지고 파손·분실보험 가입이 가능한 이유는 전화 상담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가입'이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이 완료되면 약 3일 뒤, 이통사 고객센터에 연락을 해 '아이폰6S' 분실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러면 3일 만에 새로운 단말기를 받을 수 있고, 기존 파손된 폰은 사설 업체가 매입해 부품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 씨는 화면이 깨진 '아이폰6S'를 판매한 대금으로 본인부담금, 보험료 등을 지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분실보험금 청구서 (이미지=SK텔레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새로운 단말기를 지급 받기 전에 몇 가지 서류를 내야 하는데 '분실(도난) 사고경위서'도 여기에 포함된다. 즉, 서류상으로 단말기를 분실했다는 증명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사설 업체 측이 설명해 준 '증거 만들기' 역시 상당히 교묘하다.

우선, 파손된 '아이폰6S'를 가지고 지하철에 탑승한 뒤, 지인과 통화를 한다. 그런 다음 역무실에 가서 전화기를 놓고 내렸다고 하면, 전화를 한 번 해보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이후 역무실 관계자가 분실된 스마트폰의 전원이 꺼져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단말기 분실'을 확인해 줄 증거가 마련된 셈이다.

이 씨는 "업체 측은 서류 작성 시 필요한 증거를 만드는 방법도 알려줬다"며 "이렇게 치밀하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엄연한 보험사기" 폰 사용자도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

이처럼 '휴대폰 파손·분실보험'을 미끼로 새 단말기를 받아내는 불법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마련돼 있지 않다고 이통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통사 관계자는 "사설 AS 업체들이 이통사 관할에 있는 유통망도 아닐뿐더러, 이통사의 보험 상품은 보험회사에 위탁해 판매하는 것이고 상품 운영 또한 보험사에서 맡고 있기 때문 이 같은 불법행위를 100% 막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불법행위가 적발됐을 때 사설 업체는 물론 이에 가담한 이용자도 함께 법적 책임을 물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요구된다. 한순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SK텔레콤

형법 39장 347조에 따르면, 사람을 속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 이 같은 방법으로 제3자가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여기에는 '보험사기'를 주도한 사설 업체, 직접 가담한 이용자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분실된 스마트폰은 보험사의 소유가 되며 꾸준히 모니터링을 시행해 악용 사례가 적발되면 형사고발 조치된다. 즉, 분실 처리된 '아이폰6S'를 매입한 사설 업체는 형사고발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사는 단말기 보상시 보험 가입후 7일 내의 사고에 대해 통화 이력 등을 확인한 후 보상을 하기 때문에 적발될 확률이 상당히 높다.

이통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수리비를 아끼자고 사설 업체의 유혹에 넘어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발생돼선 안될 것"이라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리퍼를 받거나, 파손보험을 적용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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