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한국EMC(대표 김경진)에 이어 시스코코리아(대표 정경원)가 하이퍼컨버지드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스토리지 업계 간 컨버지드 시스템(Converged systems) 시장 선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EMC의 컨버지드 인프라 'V엑스레일' (사진=한국EMC)
한국EMC의 컨버지드 인프라 'V엑스레일' (사진=한국EMC)


10일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서버와 네트워크에 이어 스토리지 가상화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면서 스토리지와 컴퓨팅 리소스를 통합한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하이퍼컨버지드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시스템으로, 구축 시 시간이 단축되고 운영비용이 절감되는 특징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은 지난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120%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묶어 제공하는 컨버지드 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25억 달러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EMC는 국내 시장에서 하이퍼컨버지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하이퍼컨버지드와 올플래시, 클라우드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서버와 스토리지 기능을 통합한 제품인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인 ‘V엑스레일’을 새로 선보이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컨버지드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EMC의 이 같은 전략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위해 고성능 서버와 스토리지를 요구하는 업체가 대기업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서비스, 유통업체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특히 한국EMC는 지난해 4분기 하이퍼컨버지드에 특화된 조직을 구성하고 영업, 기술지원, 컨설팅,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VM웨어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환경을 구현하는 V엑스레일 어플라이언스를 새로 선보이는 등 관련 제품군을 강화했다.

V엑스레일 어플라이언스는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 보호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해 제공한다. 또한 중복제거, 압축, 복제, 클라우드 티어링과 같은 EMC 데이터 관리 솔루션을 추가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시스코코리아 역시 클라우드와 가상화 이슈로 데이터센터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서 컨버지드 인프라 도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제품군과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최근 ‘2세대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Hyperconverged Infra 2.0)’ 전략과 이를 구현하는 ‘하이퍼플렉스(HyperFlex)’ 시스템을 공개했다. 현재 시스코코리아는 이를 통해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하이퍼바이저가 합쳐진 데이터센터 컨버지드 인프라 장비 시장에 진출하고, 독자적인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하이퍼플렉스’는 x86 기반 UCS(통합컴퓨팅시스템) 블레이드 랙마운트에 하이퍼컨버지드 아키텍처를 적용해 분산형 소프트웨어와 컴퓨팅, 스토리지(SSD), 네트워킹, 가상화 기능을 통합 제공한다. 

‘하이퍼플렉스(HyperFlex)’ 시스템은 안정성과 신뢰성 높은 환경에 적합한 스토리지 컨트롤러 기반 기존 통합 인프라 시스템과 분산형 소프트웨어 기반 1세대 하이퍼컨버지드 아키텍처의 미흡했던 성능과 유연성, 운영 효율성 부족 등의 단점을 개선했다.

또한, 모든 노드에 데이터를 동시에 분산시키고 신속한 쓰기 작업을 위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캐시로 사용하고, 노드 간 가상머신(VM) 이동 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도 필요 없다. 

스토리지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IT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컨버지드 인프라가 부각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주요 스토리지 업체가 관련 제품과 조직을 강화하고 있어, 컨버지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ice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