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첨단 기술의 상징이다.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나사는 ‘첨단 중의 첨단’을 추구한다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나사 고위 관리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내부에서는 “나사가 가진 가장 중요한 자산은 브랜드”라는 말이 종종 언급된다고 한다.
나사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일을 수행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선 나사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로켓 개발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사는 스페이스X 등의 민간 기업을 활용해 지구 궤도로 장비 및 인력을 운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 탐색에 내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2021년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 로켓 SLS(Space Launch System)다.
SLS는 무인 및 유인 탐색을 위한 중량 화물 발사체로써 화물, 실험 장비, 승객 모듈(crew vehicle) 등을 보다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심우주로 보내는 수단이다. 40년 전 아폴로 계획에 사용되었던 세턴5호기 이후 최초로 설계되는 탐사용 발사체이기도 하다.
제원을 살펴보면 ‘77톤 구성’의 경우 15만 4000 파운드(약 70톤)의 양력과 세턴5호에 비해 10% 높은 추력을 보유하고 있다. ‘143톤 구성’의 경우 양력은 약 130톤, 추력은 세턴5호 보다 20%정도 높은 지구상에서 개발된 가장 강력한 로켓이다.
개발 일정은 승객모듈을 포함해 SLS 전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시험 발사가 2017년에 예정돼 있다. 4명의 우주인이 탑승하는 유인탐사는 2021년에 실시될 계획이다.
이 개발에는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고 정확도 전산유체역학 모형을 이용하기 때문에 설계에 필요한 공기 역학적 자료 등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보다 안정적이며 안전한 발사체를 보다 빠르고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다.
발사체의 설계에는 주엔진의 위치, 고체 로켓 부스터(Solid Rocket Booster) 분리 장비의 크기, 연료탱크를 나누는 통기의 모양, 크기 등 무수히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이에 대해 풍동실험 등 물리적 실험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얻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며 실험이 가능하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나사에서는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발사체 주변의 공기 흐름, 발사체 내부의 응력, 열 및 진동 등을 계산해서 발사에서 귀환까지 전 과정에서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풍동실험의 수요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설계 과정을 따라가 보면 초기에는 발사 시 안정성과 제어력, 구조적 안정성 등의 요소를 물리적 실험 없이 시뮬레이션으로 만으로 고려한다. 초기 설계에서는 다양한 구조를 고려하게 되는데, 이들을 모두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보다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에 집중한다.
그럼 나사는 이를 위해 어떤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을까? 나사 독자의 슈퍼컴퓨팅센터 NAS(NASA Advanced Supercomputing Division)에서 이 임무를 맡고 있으며 그 대표적 슈퍼컴퓨터는 플레이아데스(Pleiades) 시스템이다.
현재 톱(Top)500 기준 세계 13위인 이 시스템의 사양은 이론 성능 5페타플롭스(PetaFLOPS), 실측성능은 4.1페타플롭스다. 메모리는 724테라바이트, 디스크 용량은 27페타바이트다.
이를 자세히 보면 1만 1312개의 컴퓨터 서버가 163개의 캐비닛에 나뉘어 탑재돼 있다. 계산노드만 보면 2088개의 하스웰(Haswell, 제온 E5-2680 v3) 및 5040개의 아이비 브릿지(Ivy Bridge, E5-2680 v2) 노드가 있으며 샌디 브릿지(Sandy Bridge, 제온 E5-2670) 및 웨스트미어(Westmere, X5670) 노드도 각각 1936와 1856개가 있다. 이들은 채널 당 14Gbps FDR급 인피니밴드(Infiniband)로 하이퍼큐브 형태로 연결돼 있다.
다시 말하면 플레이아데스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4개의 독립적인 시스템이 통합 운영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런 구성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슈퍼컴퓨터가 조직임무의 수행에 필수적이 되면서 시스템 전체를 한번에 교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정책의 부산물인 측면이 크다. 실제로 이 시스템은 2011년에 최초로 설치된 이후에 매년 노드를 추가하면서 그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AI 하드웨어 서밋으로 살펴본 AI 전용칩 최신 동향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코로나19 이후 고성능컴퓨팅 시장 전망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슈퍼컴 왕좌에 앉은 日 후가쿠…유효기간은 1년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온라인 인공지능 활용 서밋 참석기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슈퍼컴퓨터의 주요 부품은 누가 만들까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기업의 효율적인 AI 실천전략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AI가 혁신 가져올 건강관리 분야는?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최초의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노린 ‘왕좌의 게임’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인간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컴퓨터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양자컴퓨터 상용화 로드맵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공급 대비 수요 줄인 美 트럼프 행정부 슈퍼컴 정책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ISC18, 미국 슈퍼컴 왕좌 탈환하나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56) 최첨단 슈퍼컴 시스템을 만드는 ‘CORAL’ 사업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55) 블록체인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이유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54)AI에 적합한 컴퓨터 칩…바짝 추격하는 인텔·구글·MS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53) AI에 적합한 컴퓨터 칩…앞서나가는 엔비디아
- [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 (52)달아오르는 고성능 서버급 CPU 경쟁
- [이지수의 슈퍼컴퓨터 이야기(50)] 달아오르는 엑사급 슈퍼컴 개발 경쟁①...중국의 진격
- [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51)] 달아오르는 엑사급 슈퍼컴 개발 경쟁②…미국과 일본의 추격
- [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49)] 슈퍼컴퓨터 최대의 적은 '우주선(cosmic ray)'
- [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47)] 슈퍼컴, 수학 난제를 해결한다
- [이지수 소장의 슈퍼컴퓨터 이야기(46)] 데이터의 움직임에 주목하라②
- [이지수 소장의 수퍼컴퓨터 이야기] 슈퍼컴퓨터와 AI가 바꾼 금융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