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무장한 토종 기업들

한국은 소프트웨어(SW)분야만 보면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국내 SW기업 7000여개 중 매출이 300억원이 넘는 기업은 178개로 2%를 조금 넘는다.

SW정책연구소 조사를 보면 2015년 세계SW시장은 1조1128억달러인데 비해 국내 시장 규모는 115억달러에 불과하다. 세계시장 비중이 1%대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좁고 취약한 한국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토종 SW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보안소프트웨어 ‘녹스(KNOX)’ 이미지 광고./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모바일보안소프트웨어 ‘녹스(KNOX)’ 이미지 광고./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모바일 보안SW ‘녹스(KNOX)’로 전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녹스는 최근 가트너가 발행한 ‘2016 모바일 디바이스 보안 플랫폼 비교 평가’에서 ‘최고(Strong)’ 등급을 부여 받았다. 특히 기업과 관련된 다양한 평가 항목에서 모두 ‘최고’점수를 받은 유일한 솔루션으로 인정받았다.

2014년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보안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 국가안보국 산하 국가정보보증협회로부터 스마트폰 최초로 보안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정보통신본부 내 정보보안부서가 보안 플랫폼으로 녹스 기능을 활용하고 있으며, 중국 정보보안 인증 기구인 ‘ISCCC (China Information Security Certification Center)’와 프랑스 정보시스템 보안기구인 ‘ANSSI(Agence Nationale de la Sécurité des Systèmes d’Information)’ 등 총 28개국으로부터 보안 솔루션 인증을 획득했다.

기업용SW 부문에서는 알서포트가 원격지원 솔루션을 앞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 미 국방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알서포트의 원격지원 솔루션 ‘리모트콜’은 미 국방성에서 실시한 BMT(Bench Mark Test)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는 “미 국방성 공급은 세계적 기업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글로벌 SW시장에서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후 알서포트는 국내 대표적 SW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로부터 1400만달러(약 150억원)의 투자를 받고 일본과 미국 등에서 450만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전 세계 1만개의 기업 고객과 800만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86억원의 매출액 중 해외에서의 비중도 50%에 이른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일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토종 기업이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일본시장 진출 6년 만에 5000개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동남아, 중국 등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

포시에스는 영문, 중문, 일문 버전의 제품을 출시하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4년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고 100여개 이상의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경우는 포시에스 오즈이폼(OZ e-Form) 제품을 글로벌 표준 소프트웨어로 채택하고 홍콩과 싱가포르, 나이지리아 등 10개국에 도입했을 뿐 아니라 3년 내에 20개 국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에서도 금융과 제조 등을 중심으로 고객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포시에스는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호주, 인도네시아, 중동을 거쳐 유럽, 미국 등까지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