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은 외형상으로는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웹 브라우저 자체가 OS(운영체제)이기 때문에
노트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빠른 부팅과 8시간 이상 지속 사용가능한 배터리, 뛰어난 보안성 등은 대표적인 특징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6년 1분기 애플의 맥 판매량을 넘어섰을 정도로 입지가 확산되고 있다. 크롬북의 주요 기능과 활용 사례 등을 살펴보고 가정은 물론 교육 및 기업 환경에서의 활용가치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일반 노트북과 마찬가지로 크롬북 역시 여러 제조사에서 만들어진다. 삼성과 HP, 델, 레노버, 도시바, 에이서, 에이수스 등 대다수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자신들만의 크롬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가 각각 달라도 디자인과 화면 크기, 저장장치의 종류와 용량 등이 조금씩 다를 뿐 대부분은 대동소이하다. 애초에 크롬북 역시 구글에서 정해놓은 규격에 맞춰 만들어진 제품이다. 따라서 제조사가 달라도 기본적으로 사양과 구성이 비슷할 수 밖에 없다.

포인투랩 포인투 크롬북 11 / 최용석 기자
포인투랩 포인투 크롬북 11 / 최용석 기자
2016년 7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식 판매 중인 크롬북인 포인투랩의 '포인투(Poin2) 크롬북 11'을 통해 크롬북의 외형적인 특징을 살펴보자.
◆노트북과 큰 차이 없는 외형과 기본 구성

크롬북의 기본적인 외형은 일반 노트북과 큰 차이가 없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의 기본적인 외형은 일반 노트북과 큰 차이가 없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의 기본적인 형태는 '크롬 OS를 사용하는 노트북'이라고 해서 완전히 새롭거나 기상천외한 디자인을 가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노트북의 외형을 하고 있다.

노트북과의 구별은 크롬 로고로 확인할 수 있다. 포인투 크롬북 11을 비롯한 크롬북에는 제조사 로고 외에 크롬 로고가 붙어있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화면 크기는 11.6인치, 해상도는 HD급인 1366 x 768이다.

포인투 크롬북 11의 무게는 1.15kg로 가벼워 휴대하기 편하다. / 최용석 기자
포인투 크롬북 11의 무게는 1.15kg로 가벼워 휴대하기 편하다. / 최용석 기자
휴대성은 매우 뛰어나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본체 무게가 1.15kg에 불과해 한 손으로 들어도 크게 부담 없을 정도이며, 여성이나 아이들이 휴대하기도 부담 없는 크기와 무게를 자랑한다. 충전을 위한 어댑터를 포함해도 약 1.5kg이 채 안될 정도라 어디든 쉽게 휴대할 수 있다.

일반 노트북처럼 확장 입출력 단자도 갖췄다. 각종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USB 포트를 좌우 1개씩 총 2개 제공한다. 왼쪽 측면에는 충전 및 전원 공급을 위한 어댑터 단자와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을 위한 HDMI 단자를 갖췄으며, 오른쪽 측면에는 저장 공간 확장을 위한 마이크로 SD카드 슬롯과 헤드폰/헤드셋 연결을 위한 3.5mm 스테레오 단자를 갖췄다.

제품 좌우에는 주변기기 연결을 위한 USB 포트와 영상 출력을 위한 HDMI 포트, 저장공간 확장을 위한 마이크로SD 슬롯 등이 달려있다. / 최용석 기자
제품 좌우에는 주변기기 연결을 위한 USB 포트와 영상 출력을 위한 HDMI 포트, 저장공간 확장을 위한 마이크로SD 슬롯 등이 달려있다. / 최용석 기자
포인투 크롬북의 경우 인터넷 연결은 기본적으로 와이파이(Wi-Fi, 무선랜)만 지원하며 유선 랜 포트는 없다.

일반 노트북과는 다르게 크롬북이 항상 인터넷에 연결된 채로 사용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와이파이 외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3G 또는 4G(LTE) 통신 기능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3G 또는 4G 데이터 통신 기능이 들어가면 통신 부품 추가로 인해 생산 원가가 늘어나는 데다, 데이터 통신과 유통 및 판매를 위한 이동 통신사와의 협력도 필요해 절차가 복잡해진다.

특히 통신사를 거쳐 판매되는 경우 마케팅을 위한 보조금도 필요한 데다, 국내의 경우 데이터 통신 기능이 들어가면 통신기기로서 추가 인증과 그에 따른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다.

한편으로, 국내의 경우 집이나 사무실, 학교 외에 카페나 식당 등 주요 공공장소에서도 무료 와이파이존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무료 와이파이 존이 없어도 스마트폰의 테더링 기능을 이용하거나 '에그'같은 휴대용 라우터 단말기를 쓰면 크롬북을 쓰기에 큰 문제가 없다. 즉 3G나 4G 같은 데이터 통신 기능이 없이 와이파이만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다만 플러그 앤 플레이를 지원하는 USB 방식 랜카드를 사용하면 유선으로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블루투스 방식의 무선 주변기기도 지원한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약 8.5시간으로 꽤 긴 편이다. 이는 제조사가 측정한 시간이 아니라 크롬북을 기획한 구글이 직접 테스트를 거쳐 확인한 사용 시간이다. 한 번 충전만으로 한나절은 재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일반 노트북과는 다른 크롬북만의 특징
물론 일반 노트북과 다른 점도 있다. 특히 키보드는 애플의 맥(Mac)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크롬북 고유의 키 배열을 가지고 있다.

크롬북의 키보드를 일반 PC나 맥의 키보드와 비교해 보면 왼쪽 하단에 윈도키나 커맨드키, 옵션키 등 특정 OS(운영체제) 전용의 키가 없으며, 공통적인 단축키 입력을 위한 컨트롤(Ctrl)키와 알트(Alt)키만 달려있다.

크롬북의 키보드 배열은 일반 PC용 키보드와 조금 다르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의 키보드 배열은 일반 PC용 키보드와 조금 다르다. / 최용석 기자
또 대소문자 전환을 고정해 주는 캡스록(CapsLock)키도 없다. 해당 위치에는 돋보기 모양의 아이콘이 그려진 '런처(실행기)' 버튼이 위치하고 있다.

키보드 상단에 'F1'부터 시작하는 기능키(Function key)도 없다. 그 자리에는 웹 검색을 위한 앞페이지/뒤페이지 버튼과 새로고침 버튼, 창 전체화면 버튼과 창 전환 버튼, 화면 밝기와 음량 조절 버튼만 있다.

포인투 크롬북 11에는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볼 수 있는 발열 해소용 통기구 등이 전혀 없다. / 최용석 기자
포인투 크롬북 11에는 일반적인 노트북에서 볼 수 있는 발열 해소용 통기구 등이 전혀 없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만의 특징은 또 있다. 일반 노트북에서 발열 해소용 통기구 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포인투 크롬북 11의 경우 ARM 기반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다른 제조사의 크롬북 제품도 ARM 또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 등 저전력 저발열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

발생하는 발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수준에 불과하다 보니 발열 해소를 위한 별도의 통풍구가 필요 없으며, 강제로 열을 식히고 배출하기 위한 쿨링팬도 없어 무소음으로 사용할 수 있다.

크롬북은 내부 저장공간 용량이 상당히 적다. 포인투 크롬북 11의 경우 메모리는 2GB(DDR3L)이며, 내부 저장공간은 고작 16GB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추가 저장공간을 확보하려면 SD카드를 꽂아야 한다. 포인투 크롬북 11은 마이크로SD 카드를 통해 최대 128GB의 용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기존 '넷북'과 크롬북의 차이점
크롬북과 비교할 만한 제품을 꼽자면 과거 '저가형 PC'로 한 때를 풍미했던 '넷북(Netbook)'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기본적인 인터넷 이용과 문서 업무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는 저사양 노트북'이라는 특징 자체는 크롬북과 다를 게 거의 없다.

하지만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넷북은 2016년 현재 시장에서 완전히 잊혀졌다. 결정적인 이유는 하드웨어 스펙에 비해 무겁고 둔한 운영체제(OS) 때문이었다.

본래 개발도상국가 등에서 쓰기 위한 '저렴한 PC'로 탄생했던 넷북은 저사양에서도 잘 돌아가는 리눅스나 다른 자체 운영체제를 탑재할 예정이었지만, 저렴하고 쓸만한 PC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일반 PC용 운영체제를 그대로 탑재하고 출시됐다.

저사양의 하드웨어에 일반 PC용 운영체제를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일반적인 노트북에 비해 답답할 정도로 느린 성능이 문제로 지적됐다. OS 설치 용량만 절반 가까이 차지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장공간도 여유가 없었으며,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본격적인 인터넷 검색을 하기에도 부족했다.

이후에 출시된 넷북은 1세대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사양을 강화했지만 그 결과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애초에 넷북의 가장 큰 장점이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스스로 그 장점을 없앤 것이다. 그 결과 자연스레 넷북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었다.

크롬북의 하드웨어 사양은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최적화된 전용 운영체제 ‘크롬 OS’를 탑재했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의 하드웨어 사양은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최적화된 전용 운영체제 ‘크롬 OS’를 탑재했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은 넷북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 일반 PC용 운영체제를 그대로 쓴 넷북과 달리 크롬북은 전용으로 만들어진 '크롬 OS'를 사용한다. 웹 브라우저 자체가 운영체제여서 불필요한 기능은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크롬 OS는 그만큼 가볍다.

실제로 크롬북을 켜보면 10초도 안되어 부팅 로고와 함께 바탕 화면이 표시된다. 인터넷 검색도 빠르고 쾌적하며, 각종 앱을 실행해도 느리거나 답답하다는 느낌도 적다. 전용의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하드웨어 사양에 맞춰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롬북은 순수한 노트북이 아닌 '클라우드 단말기'
물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롬북의 가장 큰 단점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큰 단점이 되지 못한다. 가정이나 사무실은 물론, 근처 카페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도 와이파이 무선랜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존이 없어도 스마트폰의 테더링이나 에그 등 휴대용 모뎀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다.

크롬북은 노트북의 외형을 지닌 ‘클라우드 단말기’라 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은 노트북의 외형을 지닌 ‘클라우드 단말기’라 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메모리가 적은 것도, 저장 공간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가 아니다. 크롬북은 기존의 PC와 달리 노트북 자체에 프로그램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설치하고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모든 기능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행하고, 데이터 역시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된다.

바꿔 말하면 크롬북은 클라우드 환경에 접속해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단말장치다. 실제 모든 작업과 데이터 저장은 클라우드 상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고성능 하드웨어와 대용량의 메모리 및 저장공간이 필요 없다.

덕분에 크롬북은 매우 싸다. 포인투 크롬북 11의 가격은 21만9000원으로 저가형 보급형 일반 노트북의 절반도 안되며, 웬만한 최신 태블릿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후 소개할 크롬북의 세부적인 특징과 기능, 크롬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알고 나면 단점에 비해 얻는 장점이 매우 큰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