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BOE 테크놀로지로부터 차기 아이폰에 사용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BOE 테크놀로지와 접촉하는 이유는 OLED 패널 공급 부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당초 2016년에 세계 중소형 OLED패널 시장의 95%를 차지한 삼성디스플레이와 OLED 패널 수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과 경쟁관계인 삼성전자에도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 추가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애플이 OLED패널 공급자로 중국 BOE 테크놀로지를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조선일보 DB
애플이 OLED패널 공급자로 중국 BOE 테크놀로지를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조선일보 DB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은 인용해 "애플이 수개월간 BOE의 아몰레드(AMOLED) 패널을 테스트했다"며 "중국 업체를 공급 업체 명단에 추가할지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한국, 일본 업체로부터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받았다.

두 회사의 논의는 초기 단계다. 블룸버그 통신은 BOE 테크놀로지가 올해 출시할 아이폰에는 OLED 패널을 공급하지 않을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BOE는 중국 남서부 사천성 인근에 1000억위안(16조6690억원)을 투자해 아몰레드 공장 두 곳을 건설하는 등 2018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시장에선 애플이 차기 아이폰 모델을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OLED 패널로 바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OLED 주요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 샤프, 재팬디스플레이 등 4개사의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합쳐도 애플이 출시할 차기 아이폰 생산 물량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는 애플이 2017년 10~12월에만 9000만대의 아이폰을 팔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임스 얀(James Yan)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책임자는 "애플은 하나의 부품을 여러 공급업체로부터 수급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BOE 테크놀로지에게는 기회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안정적으로 고품질 패널을 공급할 수 있기에 BOE 테크놀로지가 삼성에게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11월 애플이 삼성에게 5인치보다 큰 OLED패널 1억개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도 최근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6000만개를 추가로 주문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적으로 애플 아이폰에 들어갈 OLED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를 하는 것은 2011년 삼성전자와 특허소송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용 LCD를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