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아니고 스마트폰?"...'VR 백팩 PC', 전파인증에 국내 공급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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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12 07:37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없이 깔끔하고 편하게 고품질의 가상현실(VR)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VR 백팩 PC'의 국내 보급이 비싼 '전파인증' 비용에 발목이 잡혔다.

조텍코리아를 통해 국내 수입을 추진중이던 무선 가상현실 구현용 ‘VR 백팩 PC’. / 조텍 제공
국내 공급시 필수로 거쳐야 하는 전파인증의 기준을 PC가 아닌 스마트폰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파인증 시 스마트폰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 인증 비용이 최대 수천만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 특히 소량 수입하는 제품의 경우 이를 적용하면 국내 판매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국내에 VR 백팩 PC 도입을 추진하던 그래픽카드, 미니PC 전문기업 조텍코리아도 이러한 이유로 'VR 백팩 PC'의 도입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VR 백팩 PC는 기존 고급형 VR 헤드셋의 단점인 거추장스러운 케이블과 그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케이블의 길이의 한계로 거리 및 범위 제한이 없기 때문에 넓은 공간을 직접 걸어다니며 즐기는 '워킹 VR 어트랙션'을 구현할 수 있다.

조텍코리아 관계자는 "2016년 프로토타입을 처음 공개하고 2017년 1월 CES(소비자가전쇼)에서 정식 발표한 VR 백팩 PC '조텍 VR GO'는 국내에서도 관심이 많아 소량이나마 정식 수입할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전자파 적합성평가(전파인증)에서 일부 항목에 스마트폰 기준이 추가로 적용되면서 일반 PC에 적용되는 인증비용의 5배를 부담하게 됐다. 소량으로 들어오는 제품에 이를 그대로 반영하면 가격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국내 수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2014년 12월 시행된 전파법 개정안에 따른 전파인증 비용 예시. / 출처=미래부
VR 백팩 PC의 전파인증 시험에 스마트폰 기준이 일부 적용되는 이유는 '몸에 착용하는 PC'이기 때문이다. 가전 및 전자제품의 전파인증을 담당하는 국립전파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기기의 종류에 상관 없이 사용자의 신체에 20cm 이내로 밀착하고 무선 신호 출력이 20mW 이상인 기기는 전파흡수율을 비롯한 별도 검사항목이 추가된다. 인증시험 비용도 그만큼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VR 백팩 PC'처럼 특수 목적 용도의 제품은 수입물량이 많아봤자 수십대에서 백여대 수준의 소량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범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처럼 일반적인 PC의 경우 전파인증 비용은 넉넉한 수입 물량으로 상쇄되지만, 소량만 들여오는 VR 백팩 PC는 그럴 수도 없다.

대만의 PC 제조사 MSI도 자사의 VR 백팩 PC 'VR 원(VR One)'을 4월 10일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가격은 330만원선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가격(원가+세금+배송비 등)에 비해 약 40만원 가량 비싸다. 이런 비싼 가격에는 조텍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유통 마진 외에 비싼 전파인증 비용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의 유력 공인 인증기관에서 전자파 관련 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입 시 또 한번 인증 시험을 거쳐야 하는 국내 전파인증 관련 제도는 우수한 외산 가전 제품의 국내 유통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한 규제가 새로운 VR 관련 기기의 국내 도입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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