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컴퓨터 연결에 푹 빠진 실리콘밸리…"생각만으로 컴퓨터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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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2 00:06 | 수정 2017.04.23 02:00
1999년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Matrix)'에는 인간의 머리와 컴퓨터를 케이블로 연결해 가상세계와 현실을 넘나드는 장면이 나온다. 2014년작 영화 '트랜센던스(Transcendence)'는 사망 직전인 천재 과학자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시켜 온라인을 장악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시키는 설정이 공상과학(SF) 영화를 넘어 현실로 다가왔다. 뇌과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미지의 영역이었던 뇌에 접근해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18~1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회의 'F8'에서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레지나 듀간 페이스북 수석부사장이 1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 F8에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페이스북 제공
페이스북 내에서 혁신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연구팀 '빌딩 8(Building 8)'의 책임자 레지나 듀간 페이스북 수석부사장은 F8에서 발표자로 나서 뇌를 이용해 컴퓨터에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 기술이 완성되면 스마트폰에 손가락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것보다 5배 정도 빠른 분당 100단어의 속도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의 원리는 사람들이 수많은 사진을 찍고 그 중 몇 장만을 골라 공유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사람의 뇌파를 분석해 여러 떠오르는 단어 중에서 말하고자 하는 단어를 선택하는 뇌파를 잡아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것이다.

뇌파를 이용해 컴퓨터나 기계를 조작하는 기술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라고 한다. 이 기술을 이용해 루게릭병으로 온몸의 근육을 쓰지 못하는 환자의 뇌에 전극을 이식한 후 생각만으로 태블릿 PC에 글자를 입력하는 실험이 실제로 성공하기도 했다. 비록 한 글자를 입력하는데 30초 가량 소요되는 등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빌딩 8은 신체에 하드웨어를 직접 삽입하지 않고, 대량 생산 가능하면서도 편리한 웨어러블 센서 형태의 하드웨어로 이 기술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람이 피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페이스북에 앞서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시키는 기술을 연구하는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를 설립했다. 뉴럴링크는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컴퓨터의 정보를 사람에게 전송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조선일보 DB
뉴럴링크의 접근 방식은 페이스북 빌딩 8과는 조금 다르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에 '뉴럴 레이스(Neural Lace)'라는 초소형 칩을 이식하고, 이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뇌에 물리적으로 보조기구를 삽입하기 때문에 '뇌 임플란트'라고도 불린다.

뉴럴 레이스는 기존의 뇌 임플란트와는 달리 두개골을 직접 열 필요 없이 액체 상태로 뇌에 주입해 특정 뇌 부위에서 활성화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활성화된 칩은 뇌세포들 사이에 자리잡고 전기 신호나 자극을 감지해 이를 컴퓨터에 전달한다. 반대로 외부에서 정보를 입력받아 뇌에 자극을 가하면 모르던 정보를 알게 되거나, 움직일 수 없었던 신체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엘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면 인간은 판단의 결정권을 인공지능에 빼앗길 것이고, 결국은 애완 고양이 신세가 될 수 있다"며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뉴럴 레이스를 인간 뇌에 삽입함으로써 두뇌를 강화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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