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등 TV 제조사는 지상파 방송사의 UHD 본방송 개시 후 UHD TV 판매량 특수를 누릴 예정이지만, 방송 신호를 변경해 주는 컨버터 판매량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익명을 요구한 TV 제조사 한 관계자는 "UHD 본방송 개시는 TV 업계에 큰 호재다"라며 "단기적으로는 UHD 콘텐츠가 부족해 TV 판매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느리겠지만 장기적으로 나쁠 게 없다"라고 말했다.

LG전자 모델이 UHD 화질의 TV를 감상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LG전자 모델이 UHD 화질의 TV를 감상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UHD는 기존 풀HD보다 4배쯤 더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더 생생한 시각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동감 있는 영상을 보여준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021년 전국 기반 UHD 방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UHD 방송의 핵심인 콘텐츠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케이블TV·IPTV·위성 등 유료방송과 넷플릭스 등이 제공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가 만드는 전체 콘텐츠 중 UHD 콘텐츠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방송사는 매년 5%씩 콘텐츠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침이지만, 2019년은 돼야 15% 수준이 된다. 그 전까지는 UHD TV 판매량 증가를 예상하기 어렵다.

그는 "주목도가 높은 지상파 콘텐츠가 UHD로 제작되면 자연스레 UHD TV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TV 업계, 미국식→유럽식 신호변환기 판매에 기대감

TV 업계는 UHD TV 판매량 증가와 함께 지상파 UHD 신호를 변경해 주는 신호변환기(컨버터) 판매에 관심이 높다.

31일 TV 업계에 따르면, 2016년까지 한국 시장에서 판매된 UHD TV는 100만대쯤이며 대부분이 유럽방식(DVB-T2)을 지원한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가 상용화한 UHD 방송은 미국방식(ATSC 3.0)이다.

종전 UHD TV로 UHD 방송을 보려면 미국방식 신호를 유럽방식으로 변경해 주는 컨버터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0만원대에 관련 컨버터를 출시했다.

TV 제조사 한 관계자는 "UHD 표준이 미국식으로 결정된 후 기존 UHD TV 구매자의 불편이 예상된다"라며 "현재로서는 컨버터를 이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