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가상현실(VR) 스타트업 'VRB'를 550만달러(62억2325만원)에 인수했다. 삼성전자의 VR 스타트업 인수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VRB 인수는 VR 하드웨어인 '기어(Gear)VR'용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7일 미국 뉴욕에 있는 VR 전문 스타트업 VRB를 인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전자의 VRB 인수 증거는 앱 설명서에 다수 나온다. VRB이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소속 부서(a division of Samsung Research America, Inc)'라고 표시된 것은 물론 VRB이 출시한 앱의 개발사가 '삼성 인포메이션 시스템 아메리카(Samsung Information Systems America)'라고 기재돼 있다.

VRB가 출시한 앱 ‘VRB 홈' 설명서에는 VRB이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소속 부서(a division of Samsung Research America, Inc)'라고 표기돼 있다. / 앱스토어 갈무리
VRB가 출시한 앱 ‘VRB 홈' 설명서에는 VRB이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소속 부서(a division of Samsung Research America, Inc)'라고 표기돼 있다. / 앱스토어 갈무리
또한 VRB의 초기 투자자 페이지에는 'VRB가 4월 17일 삼성전자에 인수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외에도 삼성 넥스트가 투자자라고 적혀있다.

2013년 출범한 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의 이름은 지난 3월 삼성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삼성 넥스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 회사가 있으며, 주요 역할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파레티 VRB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노키아·삼성·야후에서 디자인 부문 수석으로 일했으며, 2016년 트위터에 인수된 피어(Peer)의 디자인·제품 고문을 담당했다. 뉴욕대학교 부교수인 크리스토퍼 D. 칼랄라 공동창업자는 비디오 전문 벤처기업에서 기술 쪽을 담당했다.

VRB는 지금까지 VRB 홈(VRB Home)과 VRB 포토(VRB Foto) 등 두 종의 앱을 출시했다. VRB 포토는 360˚로 촬영한 사진을 공유하는 앱으로, 오큘러스와 기어VR 등 기기에서 라이브 VR을 구현하는 앱으로 사용된다. VRB는 또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툴킷(toolkit)을 만들었다.

테크크런치는 "삼성전자가 (VR) 벤처기업을 인수했다는 사실은 (VR) 하드웨어용 앱 개발을 계속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라며 "삼성전자가 VRB를 인수해 자체적으로 (VR)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삼성전자 기어VR 출하량은 500만대로 세계 1위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360만대, HTC의 바이브는 210만대가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