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5일 이사회를 열어 이광구 은행장(사진) 사임 표명에 따른 업무 위양(안)을 의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광구 은행장은 상법 등 관련 법령상 대표이사로서 수행해야 하는 대내외적 법률행위로 업무수행을 최소화하고, 이광구 은행장이 수행하던 일상적 업무는 손태승 선임 부문장이 위양받아 수행한다. 단, 후임 은행장이 취임할 때까지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의 인사와 은행장 전결권의 50%를 초과하는 신규사업 등은 부분적으로 제한된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가까운 시일에 후임 은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양을 받은 손태승 선임 부문장은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 관악동작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상무(민영화 담당)를 역임하는 등 전략과 영업을 두루 거쳤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가정보원과 금융감독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의 채용비리는 지난달 30일 진행된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의해 표면위로 떠올랐다.

우리은행의 한 본부장은 채용과정에서 인사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지원자의 이름을 말하고, 채용특혜를 부탁했다. 또 다른 본부장도 인사담당자에게 연락해 "국기원장 조카가 우리은행에 지원했으니 알아봐 달라"는 청탁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남 모 그룹장은 채용팀장을 사무실로 불러 5∼6명의 인적사항이 담긴 메모를 전해주고 합격 여부와 탈락사유를 사전에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2일 신입행원 채용 비리에 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은행장은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먼저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 간담회에서 사임의사를 전달했다.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로 후임 은행장 선임시기와 절차에 대해 논의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