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반도체 회사 브로드컴이 퀄컴에 새로운 인수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브로드컴은 퀄컴에 1300억달러(141조544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제안했지만, 퀄컴은 이사회 만장일치로 브로드컴의 제안을 거절한 상태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브로드컴이 주당 브로드컴 주식을 더 많이 제공하는 새로운 안을 퀄컴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6일 퀄컴 인수 금액으로 1030억달러(112조1464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퀄컴 주주에게 주식 1주당 현금 60달러(6만5300원)와 주당 10달러(1만900원) 상당의 브로드컴 주식을 지급한다는 계획에 따라 책정된 금액이다. 브로드컴이 퀄컴의 부채까지 껴안을 경우 총 인수 금액은 1300억달러로 증가한다.

퀄컴 샌디에이고 본사 전경. / 퀄컴 제공
퀄컴 샌디에이고 본사 전경. / 퀄컴 제공
하지만 퀄컴은 13일 이사회 만장일치로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브로드컴의 인수 제안액이 퀄컴의 기업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퀄컴은 브로드컴이 주식 1주당 현금 80달러(8만7100원)를 지급하기를 원하고 있다. 퀄컴 주요 주주를 개별 접촉한 브로드컴은 주식 1주당 지급할 브로드컴 주식을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브로드컴이 새로운 인수 방안을 퀄컴에 제시할 시점은 불확실하다. 또, 브로드컴 이사회는 아직 퀄컴에 제시할 금액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퀄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브로드컴은 퀄컴 이사회 교체를 위협하는 방법 등을 사용해 퀄컴에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12월 8일 열리는 퀄컴 주주총회 전에 이사진을 만나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퀄컴 주주는 2018년 3월 6일 열릴 주주 총회에서 브로드컴과의 M&A 관련 안건의 찬반을 묻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반도체 업계는 퀄컴이 2017년 이내에 유럽연합(EU) 등이 심사 중인 NXP 인수 관련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퀄컴이 NXP 인수를 연내로 마무리할 경우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 또 다른 변수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