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1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중립성 폐지 결정에 17일 성명을 내고 전 세계 인터넷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망중립성 원칙은 인터넷에서 특정 트래픽을 임의로 차별하거나 차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누구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한다. 나아가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 기본적인 인권 가치를 확산시키고 혁신과 경쟁, 개방성과 다양성을 발현하고 확대하는데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터넷기업협회는 "미국의 망중립성 폐기가 자칫 미국을 넘어 망 중립성 원칙을 지지하는 전 세계 다른 국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FCC의 망중립성 폐기 결정 이후 미국에서는 수많은 인터넷 기업과 이용자가 즉시 망중립성 폐기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고, 관련 소송도 잇따를 전망이다.

인터넷기업협회는 "미국의 자국 내 정치 환경 변화에 따른 급격한 통신 정책 변경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망중립성 원칙은 한국의 인터넷기업들이 성장하는데 기반이 됐고,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들의 탄생과 성장을 이끌 기반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네트워크 기본권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며 망중립성 강화에 힘을 실어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최근 통신사들의 기간통신사업자 법적 지위에 근거한 국내 망중립성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거대 글로벌 인터넷기업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우리 인터넷 산업은 아직 국내 시장에서조차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라며 "미국 망중립성 폐기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유감을 표하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인터넷 생태계 유지를 위한 법·제도·정책 논의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