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이 주목한 올해의 과학기술 이슈 부문 뉴스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및 재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부상 등이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6396명의 과학기술계 인사와 대국민 온라인 투표 결과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27일 발표했다. 2017년 10대 과학기술 뉴스는 4건의 과학기술 이슈 부문과 6건의 연구성과 부문으로 각각 선정됐다.

과학기술 이슈 부문 뉴스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및 재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부상과 사회적 충격 ▲살충제 계란, 여성용품 발암성 논란 파동에 따른 케미포비아와 대책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 발생 등 4건이 선정됐다.

울산시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일시 중단된 모습. / 조선일보DB
울산시 울주군에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동안 일시 중단된 모습. / 조선일보DB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의 일환으로 추진된 탈원전 정책 관련 신고리 5·6호 원자로 건설 중단 여부를 중심으로 처음으로 시민 참여 공론화위원회가 설치되고, 위원회 결론에 따라 건설 재개가 결정된 뉴스가 올해 과학기술계 주요 뉴스로 꼽혔다.

블록체인은 정보기반 산업 분야에서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보안 기술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주목 받았다. 암호화폐 뿐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암호화폐의 경우 투기 등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충격이 우려를 낳고 있어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산 계란에서 유독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고, 시중 생리대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벤젠·스타이렌·톨루엔 등 10여종이 검출되면서 일상 생활용품과 식품에 첨가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심이 증폭됐다. 정부는 국민생활과학자문위윈회를 설치해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민관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

경북 포항 인근에서 발생한 5.4 규모 지진은 사상 최초로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등 사회적 영향과 불안감이 컸다. 과학기술적으로는 지진 위험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의 필요성과 위험 시설의 내진 설계 강화 등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편, 연구성과 부문 뉴스로는 ▲유전자가위 기술로 인간 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교정에 성공 ▲1000시간 사용해도 끄떡없는 태양전지 개발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예측 ▲바이오 신약 연구개발 성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활발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인자동 트램 개발 ▲전기를 스스로 만드는 나노 실 개발 등 6건이 선정됐다.

인간 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주입하는 모습. / 네이처 제공
인간 배아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주입하는 모습. / 네이처 제공
세계적으로 유전자가위기술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인간 배아에서 비후성 심근증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교정하는 데 성공한 연구성과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인간 배아 기초 연구도 시행될 수가 없어 미국에서 연구가 진행된 점은 기초연구 허용에 대한 규제 합리화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광전극 소재 제조 기술이 개발됐다. 오래 사용해도 효율 감소가 매우 적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태양전지 개발로 미래 에너지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혈액검사만으로 정상인에게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측하는 기술은 고액의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대체할 진단도구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국내 개발 항체 신약이 처음으로 대규모 기술 수출을 이루어내는 등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신약과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관련 기업의 연구개발 성과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면서 국민의 주목을 받았다.

IoT 기반 무인자동 미니 트램도 10대 뉴스에 꼽혔다. 무인자동 미니 트램은 세계 최초의 원격 호출과 수직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며, 2017년 국가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축·이완하거나 회전할 때 전기에너지를 저절로 생산하는 탄소나노튜브 재질의 '트위스트론 실'도 10대 연구성과에 들었다. 이 실은 전기를 생산하는 티셔츠뿐 아니라 전원 공급이 필요 없는 자가구동 센서, 파도 속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이번 선정 결과를 통해 정부와 과학기술계, 국민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분야 동향을 파악함으로써 정부의 신속한 정책 판단과 대응 전략 수립, 의회의 입법 활동, 사회 각 분야의 대응 노력, 국민의 과학화 의식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