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핀(TechFin)'은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다.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금융 서비스에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2016년 12월, 중국에서 진행된 한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마윈은 이 발표에서 핀테크란 '이미 구축된 금융 서비스를 개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며 핀테크와 테크핀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 설명했다.

마윈 회장이 테크핀이라는 신조어를 고안한 이유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이 금융 산업을 혁신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알리바바 그룹의 앤트 파이낸셜과 알리페이는 중국을 넘어 전 세계 금융 산업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발전 중이다.

한국도 이미 이러한 테크핀 조류에 올라탔다. 카카오 뱅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서비스 중인 IT 회사인 카카오가 연 카카오뱅크는 100% 비대면으로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파격적인 수수료의 해외 송금 서비스 등을 선보여 순식간에 사용자층을 확보했다. 얼마 전 카카오뱅크는 출범 165일 만에 가입자 수 500만명을 넘어서며 금융 산업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P2P금융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100% 비대면 서비스로 운영 가능한 개인신용대출을 대표적인 테크핀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례로, P2P 금융기업 중 유일하게 근로자 중심의 100% 무담보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렌딧의 경우, 100%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하는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대출 심사부터 집행까지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운영 중이다. 부동산 담보와 PF에 집중하는 P2P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렌딧은 자체 개발한 심사평가모델로 모든 대출자마다 개인화된 적정금리를 산출해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신용등급이 10단계로 분류됐던 것에 비해 더 정교한 대출자 심사평가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적정금리를 산출하게 되면, 대출자는 대출 이자 비용을 절약하게 된다. 대출 이자 절약의 사회적 의미는 작지 않다. 렌딧 대출의 53.7%는 대출금 상환용 재대출이다. 기존에 다른 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렌딧의 적정금리 대출로 갚고 이자를 절약하는 고객이 절반 이상이라는 의미다.

렌딧이 대출을 시작한 2015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총 30개월간 렌딧에서 기존 고금리 대출을 대체상환한 고객들이 절약한 이자의 총합은 40억3000만원에 이른다. 대체상환 외 목적의 대출 고객 역시 19억4000만원의 이자를 절약한 것으로, 30개월간 렌딧 대출로 절약한 이자의 총합은 59억7000만원에 이른다.

업권별 협회 공시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한 은행을 제외한 업권 평균 금리는 14.6%로, 렌딧의 평균 금리인 9.5%보다 5.1%p 높다. CB 1~7등급에서 모두 렌딧 금리가 현저히 낮다.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기술력으로 기존 금융권의 비효율을 해결하고 가계부채의 질적인 개선 효과를 일으킨 사례로 꼽힐 만 하다.

데이터가 축적될 수록 심사평가모델은 더 정교해지고, 채권 운용 역시 보다 안정되고 정교화 된다. 2018년에는 기술에 금융을 담는 테크핀(TechFin)의 부상과 함께 고금리 대출에서 벗어나 적정금리 대출의 혜택을 받는 대출 고객이 더욱 늘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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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렌딧 대표는 KAIST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기계공학 제품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2005년 NHN 인터랙티브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올라웍스 UX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디자인멤버십에 참여했고, 2009년부터는 기부 프로그램인 1/2프로젝트 운영해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1년 미국에서 스타일세즈를 창업했고, 2015년에는 국내에 들어와 P2P금융 렌딧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