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해천 서울대학교 교수(기계항공공학부) 연구팀과 함께 에어컨 실외기 팬 주위 바람을 모사하는 거대 규모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터 4호기의 모습.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슈퍼컴퓨터 4호기의 모습.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에너지 효율적이면서 소음이 적은 팬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팬이 회전하면서 발생시키는 공기의 흐름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실험적 방법만으로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 공기의 흐름을 실제와 유사하게 모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슈퍼컴퓨팅이 필요하다.

이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는 KISTI 슈퍼컴퓨터 4호기에서 최대 6000개 이상의 CPU를 동시에 사용해 초당 68조7000억번회의 연산 속도(68.7테라플롭스)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에어컨 실외기 팬 주위의 공기 유동을 예측해 효율을 떨어뜨리고, 소음을 발생시키는 주범인 소용돌이를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소용돌이를 발생시키지 않고 바람이 잘 흐르도록 팬에 돌기를 적용해 유동을 제어함으로써 시스템 에어컨의 풍량을 증가시키고 소음을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KISTI에 따르면, 해당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팬 주위의 바람 현상을 해석한 결과물은 LG전자 시스템 에어컨에 적용된 바 있다.

황순욱 KISTI 슈퍼컴퓨팅본부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기업의 제품 개발 주기 및 비용 절감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대비 70배 성능이 향상될 KISTI 슈퍼컴퓨터 5호기가 현재 구축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