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콘텐츠, 게임 IP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은 가상현실(VR) 업계에서 봤을 때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HTC 바이브는 앞으로 한국의 더 많은 기업 및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VR 및 관련 산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싶습니다.”

19일 서울 구로구 쉐라톤 디큐브시티에서 열린 IT조선 ‘넥스트 VR 2018’ 콘퍼런스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선 레이몬드 파오(Raymond Pao) HTC 바이브 총괄 대표는 별도의 인터뷰 시간에서 강연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레이몬드 파오 HTC 바이브 총괄 대표 / IT조선 DB
레이몬드 파오 HTC 바이브 총괄 대표 / IT조선 DB
먼저 파오 대표는 최근 출시한 자사의 최신 VR 헤드셋인 ‘바이브 프로(VIVE PRO)’의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에 “바이브 프로는 기존 바이브와 포지션부터 다르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바이브 헤드셋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이었다면 바이브 프로는 기업이나 개발자, 디자이너, 설계자 등 전문가들을 위한 제품으로 접근방법부터 다르다는 것.

파오 대표는 “바이브가 출시되고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전문가와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좀 더 고품질의 VR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며 바이브 프로의 태생을 설명했다. 그런 전문가들을 위한 제품이다 보니 판매량이나 매출과는 별개로 바이브 프로의 시장 전망은 밝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히려 바이브 프로의 출시를 통해 기존 바이브는 일반 컨수머 시장에, 바이브 프로는 커머셜 시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 예측 및 효율적인 시장 전략을 수립하기 더욱 쉬워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PC 없이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단독형 VR 헤드셋 ‘바이브 포커스(VIVE FOCUS)’의 경우 국내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고 파오 대표는 설명했다. 처음부터 PC보다 모바일 시장이 강세인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인 만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따로 출시하기에는 추가로 준비할 것이 많다는 것.

특히 좀 더 다양한 전용 콘텐츠 확보가 바이브 포커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숙제라고 파오 대표는 설명했다. 다만 맞춤형 콘텐츠를 사용하는 B2B 분야에서는 중국 외 시장에서도 수요가 기대되는 부문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레이몬드 파오 HTC 바이브 총괄 대표 / IT조선 DB
레이몬드 파오 HTC 바이브 총괄 대표 / IT조선 DB
자사의 새로운 사업 중 하나로 소개한 ‘바이브 아트(VIVE Arts)’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사연을 소개했다. 파오 대표는 “같은 작품이라도 그냥 2D 평면으로 보는 것과 VR로 보는 것은 경험이 다르다. 본래 바이브 아트는 전시관이나 미술관 등에 전시된 작품들을 가상 공간에서 각종 추가 정보와 작품의 배경 등과 함께 감상하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그런데 예술가들이 먼저 가상현실 기술 자체에 관심을 갖고, 오히려 VR 기술을 새로운 창작의 플랫폼으로 활용함으로써 전에 없던 ‘가상 예술’의 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금의 바이브 아트는 VR 기반을 두거나, VR 기술을 활용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

차세대 바이브 제품에 대한 계획도 좀 더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파오 대표는 “아직 차세대 바이브 제품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다양한 방면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기조 강연 때에 강조했던 5G 기술을 꼽았다. 미래 차세대 VR 헤드셋의 기획과 개발에 앞서 내부적으로 5G 전담팀을 따로 구성, 기술적인 면에서의 준비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는 것이다.

파오 대표는 “2019년경 5G 기술이 상용화된다고 해도 당장 5G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VR 디바이스를 선보이는 것은 어렵다”며 “HTC는 이미 별도의 5G 전담팀을 만들고, 전 세계 유력 통신사들과 기술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5G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고, 관련 기술이 충분히 축적되면 VR 헤드셋에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자사의 VR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바이브 엑스(VIVE X)’의 한국에서의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2014년 바이브 출시와 함께 시작된 바이브 엑스 프로그램에는 총 6개의 한국 팀이 선정되었다. 분야별로도 콘텐츠는 물론 하드웨어, VR 관련 기술 등 다양하다”며 “콘텐츠의 경우 앱 마켓인 ‘바이브 포트’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으며, 하드웨어 및 VR 관련 기술은 바이브의 새로운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등의 개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등 다들 실력이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넥스트VR #HTC #바이브 #레이몬드 파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