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이 블록체인 바람으로 꿈틀대고 있다. 블록체인을 정치·경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각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행보는 가상화폐 가격 등락에 울고웃는 한·중·일 지역의 한탕주의 흐름이나 묻지마 투자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새 기술 패러다임으로 ‘골디락스(Goldilocks·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 시대를 준비하는 유럽의 블록체인 혁신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상하이,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우리가 하는 일을 문화적으로 제대로 이해하는 곳은 베를린이 유일했습니다.”

베를린 시 전경 /위키커먼스 = Harald Helmlechner.
베를린 시 전경 /위키커먼스 = Harald Helmlechner.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만난 마인하르트 벤(Meinhard Benn) 사토시페이(SatoshiPay) CEO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맥주를 비트코인으로 사 먹을 수 있었던 곳이 바로 베를린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토시페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1센트와 같이 아주 적은 금액을 지불하는 수단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본사를 런던에 두고 있지만, 핵심 개발팀과 영업팀은 베를린에서 운영하고 있다.

베를린의 핀테크 기업 솔라리스방크(Solaris Bank)는 블록체인 기업에 계좌를 개설해 주겠다고 6월 28일 발표했다. 솔라리스방크는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이지만, 정식 은행 면허를 취득한 곳이다. 유럽 대부분의 은행이 블록체인 기업의 계좌 개설을 꺼리는 가운데, 솔라리스 방크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이다. 솔라리스방크는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European Economic Area)의 블록체인 기업 계좌 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솔라리스방크 측은 “법정 화폐(Fiat Currencies)로 암호화폐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 유럽 블록체인의 수도(首都)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를린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베를린 스타트업들은 ICO(가상·암호화폐공개)를 통해 투자금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 IOTA 등 유명 스타트업 근거지

독일 블록체인연방협회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는 110개가 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있다. 이중 62개(56%)가 베를린에 있다. 뮌헨과 프랑크푸르트(각 11개)보다 5배 이상 많은 숫자다. 지금까지 독일 57개 스타트업이 ICO를 통해 20억 유로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는데, ICO에 성공한 독일 스타트업 중 55%도 베를린에 있다.

베를린의 유명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는 아이오타(IOTA), 리스크(Lisk), 사토시페이, 슬록잇(Slock.it), 패리티(Parity), 지노시스(Gnosis), 비트왈라(Bitwala) 등이 꼽힌다. 아이오타는 사물인터넷(IoT)과 유사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물 간 거래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폭스바겐, 도이치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 보쉬 등 독일 대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호재 때문에 IOTA는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 안에 들었다.

마인하르트 벤(Meinhard Benn) 사토시페이(SatoshiPay) CEO가 베를린이 왜 좋은 창업 장소인지 설명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도 6개월 근무한 적이 있다며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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